26일 '60일휴전' 발표할듯…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전망인프라 발주·수주 탄력 기대…"트럼프 2기 시작前 호재"전체수주액 53% 중동…유가하락→건자재값 안정 가능성
  •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간 휴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해외수주 텃밭인 중동지역 정세가 안정화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건설업계에도 화색이 돌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로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자재값과 공사비 상승세가 꺾일 수 있다는 긍정론도 나온다.

    26일 미국 백악관과 외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내각은 이날 오후 휴전협정 승인을 위한 회의를 소집할 계획이다.

    현재 양측은 세부적인 휴전조건에 합의한 상태로 빠르면 24시간내 중재를 맡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60일 휴전'을 선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 소통보좌관도 전날(현지시간) 온라인브리핑에서 휴전협상과 관련해 "우리는 타결에 근접했다고 믿는다"며 "협상이 휴전을 위한 올바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이후 중동지역에선 포성이 멈추지 않았다.

    전쟁이 장기화하는 와중에 헤즈볼라와 이란 개입으로 확전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건설업계 위기감도 고조됐다.

    확전이 현실화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오만 등 주변 중동국가 군비 확장과 그에 따른 인프라투자 및 사업발주 감소를 초래할 수 있어서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대(對) 이란 강경책을 예고해온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해외수주 전망은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 ▲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현대건설
    ▲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현대건설
    이런 가운데 휴전 논의가 급물살을 타자 건설업계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해외수주 상당부분을 중동지역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현지정세 안정은 실적개선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계약 절반이상이 사우디 등 중동에서 나온다"며 "현지정세가 불안정해질수록 해외수주도 직·간접적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번 휴전은 꽤나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실제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 통계를 보면 지난 10월말 기준 전체 해외수주 계약액 285억달러중 중동지역 계약분은 152억달러로 53.3%에 달했다. 이는 전년동기 31.2%대비 1.7배나 늘어난 수치다.

    국가별로 보면 사우디가 96억달러로 가장 많고 △카타르 43억달러 △오만 4억달러 △UAE 3억7000만달러 △이라크 3억2000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대형건설 B사 관계자는 "중동전쟁으로 당장 수주실적이 급감하거나 현지사업장이 피해를 입은 것은 아니었지만 신규사업을 추진하기엔 부담스러웠던게 사실"이라며 "무엇보다 트럼프 2기 시작전 선제적으로 휴전에 합의한 부분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휴전 풍선효과로 그동안 건설업계 발목을 잡아온 자재값 상승세가 한풀 꺾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휴전합의에 근접했다는 소식에 전날 기준 국제유가는 3%이상 급락했다.

    통상 국제유가는 시멘트 제조원료인 유연탄, 철근 등 가격 선행지표로 꼽힌다.

    대형건설 C사 관계자는 "자재값은 상반기 정점을 찍은뒤 안정단계에 접어들었지만 문제는 인건비와 토지비"라며 "휴전으로 자재값 하락요인이 더해진 것은 다행이지만 당장 현장체감도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