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2분기 영입익 6조 육박… 격차 확대 박차인텔, 파운드리 재진출 선언 후 3위 업체 인수 추진설비 투자 장소 및 시기 안개속… 미래 경쟁력 확보 우려 이어져
  •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M&A(인수합병)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이 이뤄지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투자 시계는 멈춰선 상황이다. 분초를 다투는 반도체 투자의 실기 우려로 삼성전자의 경쟁력마저 위협받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 투자가 적절한 시기가 필수적인데, 총수 부재가 길어지면서 영향이 미치고 있다는 진단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 1위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 TSMC와 미국 인텔이 미래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삼성전자는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지만 TSMC와의 격차는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인텔까지 파운드리 시장에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하면서 추격을 받는 상황까지 놓였다.  

    TSMC는 미국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공개한데 이어 최근 발표한 실적에서도 삼성전자와 뚜렷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TSMC는 지난 2분기 52억100만 달러(약 5조9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삼성전자는 2분기 비메모리 부분에서 1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전망되는 것과 비교하면 TSMC 입지는 공고하다. 

    여기에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한 이후 M&A를 통해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통해 300억 달러(34조2600억원) 규모로 글로벌 3위 기업인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파운드리스는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인 무바달라가 소유한 기업으로 지난 2008년 인텔의 경쟁사인 AMD가 칩 생산 부문을 분사하면서 설립됐다. 글로벌 파운드리는 미국과 독일, 싱가포르 등에 공장을 두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인 트렌드포스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파운드리는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56%), 삼성전자(18%)에 이어 약 7%의 점유율로 UMC와 함께 3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글로벌파운드리는 현재 150개 이상의 클라이언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AMD, 퀄컴, 미디어텍, 브로드컴, NXP 등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인텔이 글로벌 파운드리 인수에 성공할 경우 단숨에 3위로 뛰어오르는 것은 물론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의 양강구도 속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런 상황에서도 삼성전자는 `총수 부재`라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발빠른 대처에 차질을 빚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기간 중 20조원 규모의 현지 투자 발표를 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총수 역할이 더욱 중요할 수 밖에 없는 시기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이재용 부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총수 공백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M&A를 비롯한 대규모 투자 에서 총수 없이 전문경영인들이 결정을 내리기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른다는 이유에서다.

    김기남 부회장은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과 4대 그룹 대표들의 청와대 오찬에서 "반도체는 대형 투자결정이 필요한데 총수가 있어야 의사결정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호소한 바 있다. 

    때문에 재계 안팎에서는 강력한 리더십 없이는 미래 경쟁력을 담보하기 힘들 수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질수록 삼성전자의 부담도 가중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총수 부재로 겨우 버틸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