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약바이오 업계에 때 아닌 인수합병(M&A) 열풍이 거세다.
업계에서 이뤄지는 M&A는 크게 두가지 특징이 나타나는데 이 분야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에 인수되거나 R&D 분야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전략적인 방안으로 활용되는 것을 꼽을 수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M&A 관련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기업은 휴젤이다. 휴젤은 현재 최대주주인 베인캐피털이 인수한 뒤부터 지속적으로 매각설이 제기됐는데, 최근들어 구체화되는 모양새다.
베인캐피털은 휴젤 지분 42.9%를 2조원 수준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신세계, GS, 삼성물산 등의 대기업들이 휴젤 인수에 관심을 보이면서 몸값도 치솟았다. 다만 이 가운데 신세계, 삼성물산 등은 최종적으로 인수에 불참을 결정했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휴젤의 인수를 검토했던데는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제제 선두기업이라는 경쟁력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휴젤은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 지난해 중국 시장에 진출했으며 3년 내 점유율 3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도 앞두고 있어 휴젤 인수를 통해 곧바로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으로 나갈수 있게 된다.
이처럼 제약바이오 기업 인수를 통해 업계 진출하는 M&A는 최근 CJ그룹의 방향에서도 찾을 수 있다. CJ제일제당이 생명과학정보 기업 천랩을 인수하면서 신약개발에 뛰어든 것.
앞서 CJ그룹은 CJ헬스케어를 통해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30년이 넘는 경험을 쌓은바 있다. 하지만 CJ그룹이 CJ헬스케어 매각을 결정하면서 2018년 한국콜마로 인수됐다.
하지만 CJ헬스케어 인수 3년여만에 천랩 인수를 통해 다시 업계에 뛰어든 것이다. CJ제일제당은 천랩 인수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신약을 개발하고 향후 진단 및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등의 분야로 확장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최근 건강사업을 독립조직(CIC)으로 구성하면서 분사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는 달리 R&D 분야 투자 효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M&A를 택하는 곳도 있다.
GC녹십자 계열 바이오회사인 GC녹십자랩셀과 GC녹십자셀이 합병을 결정했다. 이를 통해 세포치료제 분야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통합을 계기로 상호는 지씨셀(GC Cell)로 변경한다.
GC녹십자랩셀은 NK세포치료제 분야 기술을, GC녹십자셀은 매출 1위 국산 항암제 '이뮨셀LC'를 보유하고 있다.
합병이 성사되면 CAR-NK, CAR-T 등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분야의 항암 세포치료제 파이프라인이 20개 이상, 특허 40여개, 연구인력이 120명에 달하게 된다.
두 기업은 세포치료제 개발 외에 위탁생산개발(CDMO)측면에서도 시너지 효과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신약개발전문회사 아이리드비엠에스를 인수했다. 아이리드비엠에스는 일동제약 중앙연구소의 사내 벤처팀으로 시작해 지난해 독립한 바이오벤처다.
일동제약그룹은 아이리드비엠에스 외에도 신약 임상개발 전문회사 아이디언스, 임상 약리 컨설팅 전문회사 애임스바이오사이언스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여기에 아이리드비엠까지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이들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계열사 간 협력을 통해 신약 개발의 품질과 속도, 가능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아이리드비엠에스는 저분자화합물 신약을 중점 개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M&A가 활발하다는 것은 제약바이오 산업이 신성장 동력으로서 그만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사업다각화와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한 M&A가 다양한 규모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