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경유-항공유 수요 점진적 회복 눈길美 허리케인 여파, 일부 설비 가동 중단 영향정유업계 "불황 끝 보여… 정상화 속도 붙을 듯"
  • ▲ 주유. ⓒ정상윤 기자
    ▲ 주유. ⓒ정상윤 기자
    정유사들의 핵심 수익 지표인 정제마진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약 1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손익분기점에 근접한 수준이다.

    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8월 5주 평균 정제마진은 배럴당 3.8달러를 기록했다. 정제마진은 정유사들이 원유를 수입해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을 판매할 때 남길 수 있는 이윤이다. 통상적으로 최소 배럴당 4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정유업은 지난해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만큼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은 업종 중 하나다. 전반적으로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가 쪼그라들면서 좀처럼 수익이 나지 않았다.

    실제 지난해 3월 이후 정제마진은 배럴당 4달러를 넘지 못했다. 제품별로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봤을 때 석유제품을 판매할 때마다 손해를 봤다. 정유업의 긴 불황이 끝날지 이목이 쏠리는 까닭이다.

    최근 정제마진의 상승은 전반적인 수요 확대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마진을 회복한 휘발유뿐만 아니라 경유와 항공유 마진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제품별로 휘발유가 아닌 경유와 항공유가 마진 개선을 주도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정제마진이 통상적인 손익분기점을 넘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항공유 수요 개선과 정유 마진 상승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북동부 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아이다 영향으로 현지 정유사들이 일부 정제설비 가동을 중단한 점도 정제마진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아이디가 멕시코만 연안을 강타한 이래 9일이 지났지만, 현지 원유 생산업자는 여전히 가동 재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지역의 원유는 미국 전체 생산량의 17%가량을 차지한다.

    미국 안전환경집행국(BSEE)에 따르면 8일 시점에 멕시코만 주변의 원유 생산량의 77%가 정지된 상태다. 이 영향으로 지금까지 약 1750만배럴의 원유가 시장에 나오지 못한 상태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을 관통한 아이다로 전체 정제설비의 약 13%에 달하는 규모가 생산 중단됐다"며 "정전 및 침수 등으로 가동 정상화까지는 수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정유업계에서는 국제유가의 경우 주요국들의 코로나19 확진자 수 감소로 석유 수요 불확실성 우려가 일단락되는 분위기이고, 공급 측면에서는 OPEC+(석유수출국기구 및 비회원 10개 산유국 협의체)의 생산량 조정이 없는 것으로 결정된 만큼 당분간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제마진 역시 견조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백신이 꾸준히 보급되고 있고 서서히 석유 소비가 되살아나고 있다"며 "연말로 갈수록 조금씩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