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네이버 대표, 여민수-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 교체설네이버, 경영진 인선 작업 착수...이르면 11월 중 발표카카오, '지배구조-조직구조' 개편 선결 과제 부각내수 시장 아닌 해외 시장 반영 조직개편 나설 듯
  • ▲ 한성숙 네이버 대표 ⓒ네이버
    ▲ 한성숙 네이버 대표 ⓒ네이버
    네이버와 카카오가 대표를 중심으로 한 조직 개편에 들어간다. 수직적인 조직 문화를 개선하고, 플랫폼 독점 기업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특히 글로벌 사업에 방점을 찍고 이에 적합한 인물들을 전진배치하는 물갈이 인사가 단행될 전망이다.

    ◆ 직장 내 괴롭힘 도마위... 4인 CXO 체제 개편 예고

    네이버는 한성숙 대표(CEO),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COO), 박상진 최고재무책임자(CFO), 채선주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 등으로 이뤄진 'CXO(인사, 재무 등 각 분야 최고 의사결정자)' 구성을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 대표의 임기는 2023년 3월이지만,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는 후문이다. 대표직에서 물러나 유럽 커머스 진출을 위해 프랑스 지사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이 GIO, 신중호 Z홀딩스 CPO 등과 함께 해외 사업 부문에 배치될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 나온다. 

    네이버가 임원을 중심으로 한 조직 개편에 들어가는 배경으로는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당시 네이버 직원이 상사의 상습적인 갑질·폭언에 시달려 극단적 선택을 하게된 것.

    이후 네이버는 실무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경영 쇄신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사건에 연루된 최인혁 COO에 대한 직무정지 조치가 내려졌고, 그는 사의를 표명했다. 다만, 최 COO는 네이버 계열사(네이버파이낸셜 및 해피빈재단) 대표직은 유지 중이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및 글로벌투자책임자(GIO)도 "더 젊고 새로운 리더들이 나타나서 회사를 이끄는 전면 쇄신을 해야 하는 길이 그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해결책"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 GIO와 한 대표는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해당 문제로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때문에 네이버가 이르면 이달 안으로 4명의 CXO 체제를 개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존 C레벨 임원 체제에서 책임과 권한을 분산하는 새로운 조직을 만들겠다는 이 GIO의 의중이 반영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한 대표의 후임으로 네이버가 자체 운영하고 있는 8개 사내독립기업(CIC) 각 대표들이 거론된다. 이르면 이달 안으로 네이버가 새로운 임원들로 조직체계를 개편, 새로운 비전을 천명할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 GIO의 의중이 반영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가 시행될 것"이라며 "특히 글로벌 사업 확장에 초점을 맞춰 적합한 인물들로 새판을 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 왼쪽부터 이진수 카카오엔터 대표, 정주환 카카오 부사장, 홍은택 카카오커머스 대표 ⓒ카카오
    ▲ 왼쪽부터 이진수 카카오엔터 대표, 정주환 카카오 부사장, 홍은택 카카오커머스 대표 ⓒ카카오
    ◆ 이진수·정주환·홍은택 물망... '글로벌 사업' 초점

    카카오는 이르면 연말부터 대표직 후임 인선 작업에 나선다. 지난 2018년 취임 이후 한차례 연임한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가 내년 3월 임기를 마치는 만큼, 인적 쇄신을 통해 현 체제를 개편하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후임 후보군으로는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정주환 신사업 총괄 부사장, 홍은택 카카오커머스 대표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해당 인사들은 모두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대표적인 측근들로 알려져 있다. 50대인 홍은택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군은 모두 40대로 젊은 리더 선출을 통해 새로운 리더십으로 분위기를 쇄신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 대표는 과거 NHN에서 김 의장과 연을 맺었다. 2010년 카카오페이지의 전신 포도트리 창업해 카카오에 매각하는 등 김 의장과 밀접한 관계다. 정 부사장은 카카오 CBO와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를 역임했다. 사업개발 및 마케팅, 인수합병 등 기술기업 경영 전문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홍 대표는 기자 출신으로 NHN을 거쳐 카카오 콘텐츠 부사장 및 최고업무책임자(COO) 등을 역임했으며, 김 의장과 오랜 시간 함께 하며 최측근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이번 인사의 핵심으로 글로벌 사업 능력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국내 시장에서 몸집을 불리기 어려워진 카카오가 페이, 엔터, 게임즈, 모빌리티 등의 자회사를 앞세워 글로벌 사업 비중을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역시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는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최근 논란이 불거진 문어발 확장과 골목상권 침해 이슈 등에 대한 대안 및 상생안을 마련해야 하는 시점을 주목한다. 대표 교체의 우선순위에서 미뤄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는 것.
     
    카카오는 조직구조 뿐만 아니라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그룹 내 컨트롤타워를 마련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해외 법인을 포함한 158개의 계열사 중 사업이 연계된 계열사 간의 합병이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달 창사 후 처음으로 도입된 임원 직급을 중심으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별도의 회의체가 생성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