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궈쉬안, 주행거리 1천㎞ '반고체 배터리' 발표LG-SK-삼성 등 대규모 증설… CATL-BYD도 유증 실시기업별 차별화 제품 개발 박차… 차세대 배터리 경쟁 '치열'
  • ▲ 서울 강남구 코엑스의 전기자동차 충전소. ⓒ연합뉴스
    ▲ 서울 강남구 코엑스의 전기자동차 충전소. ⓒ연합뉴스
    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배터리 업체들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 중국, 일본 등 글로벌 상위 기업들의 공격적 증설이 이어지는 가운데 하이니켈, 전고체 배터리를 넘어 '반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제품이 거론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차세대 배터리와 대규모 증설 두 축으로 한 기업들의 경쟁이 향후 시장 판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 업체 궈쉬안의 리전 회장은 최근 '2021 세계 제조업 콘퍼런스 신에너지 차 산업 발전 포럼'에서 '2025년 배터리 생산능력이 300GWh에 달한다"며 "중국 고급 순수 전기차에 공급해 탑재된 '반고체 배터리'는 주행거리 1000㎞ 이상을 실현했다"고 밝혔다.

    업계와 관련 학계에서는 궈쉬안이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반고체 배터리의 명확한 개념과 기술 수준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리튬이온과 전고체 배터리의 중간 형태로 보고 있다.

    선양국 한양대 교수(에너지공학)는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에 들어가는 전해액을 고체로 만든 것인데, 안전성이 뛰어나고 오래 사용이 가능한 대신 기술적으로 성능을 높이는 게 딜레마였다"며 "반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에 액체를 일부 섞어 성능을 높인 개념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여러 기술적 허들이 남아있다 보니 반고체가 거론되는 듯하다"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만큼 발표에 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전기차 배터리 업계에서는 크게 '성능'과 '가격' 중 하나에 우선순위를 두고 주력 제품을 생산해왔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한국 업체들은 에너지 밀도를 높여 주행거리 면에서 고성능을 자랑하는 삼원계(NCM) 배터리를 채택해왔다.

    여기에 차세대 배터리로 니켈 비중을 높인 하이니켈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 등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반면 CATL을 대표로 하는 중국에서는 에너지 밀도를 낮춘 대신 상대적으로 싼 원자재를 사용한 리튬인산철(LFP)을 주로 생산했고, 최근에는 주 원재료인 나트륨으로 교체해 저가 공세를 강화하겠다는 의지까지 내비쳤다.

    여기서 궈쉬안은 반고체 배터리를 통해 제조 비용을 낮추면서도 이른 시일 내에 양산이 가능한 방안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팽창하기 시작하면서 배터리 업계에서는 지금이 '글로벌 선두권에 안착할 수 있는 적기'라고 보고 공격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미국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배터리 생산설비 구축에 나섰다.

    SK이노베이션에서 분사한 SK온도 최근 중국 옌청에 제4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3조원을 투입하기로 했으며 지난달 포드와 합산 10조원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도 내놓았다.

    중국도 대규모 자금을 잇달아 조달하며 배터리 업계의 '쩐의 전쟁'을 유도하고 있다.

    CATL은 중국 증시에 상장된 민영기업으로는 최대 규모인 8조원의 유상증자에 나섰다. 18억유로를 투자해 독일 튀링겐주에 세우는 유럽 공장과 더불어 중국 푸젠·광둥·장쑤성 신규 생산설비, 기술 R&D 등에 투입될 자금이다.

    중국 2위 배터리 업체인 BYD도 올해 초 4조5000억원을 조달한 데 이어 최근에 또 2조원 규모의 유증을 실시했다.

    이밖에 일본에서도 파나소닉이 노르웨이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고 완성차 업체인 도요타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현지 생산설비 구축을 추진하는 등 한국 배터리 3사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