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할도톱소와 이퓨얼 연구개발 협력 추진폐플라스틱 열분해 통해 순환경제 구축 본격화ESG 제고-탄소배출 저감-폐플라스틱 문제 해결
  • ▲ 현대오일뱅크. ⓒ뉴데일리경제DB
    ▲ 현대오일뱅크. ⓒ뉴데일리경제DB
    현대오일뱅크가 최근 친환경 에너지, 화학 분야 특허 보유사인 덴마크의 할도톱소(Haldor topsoe)와 '친환경 기술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30일 현대오일뱅크에 따르면 양사는 친환경 연료인 이퓨얼(e-fuel)에 대한 연구개발 협력을 우선 추진한다. 이퓨얼은 물을 전기분해 해 수소를 얻은 뒤 이를 이산화탄소 등과 혼합해 만든 신개념 합성 연료다.

    원유를 한 방울도 섞지 않았으면서도 인공적으로 휘발유나 경유와 비슷한 성상(性狀)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연소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만,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다시 포집해 반복 활용한다는 점에서 탄소 중립적인 자원순환 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기존 주유소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소차, 전기차와 달리 충전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 없이도 기존 내연기관차를 친환경 차로 바꿔준다는 점에서 가장 현실성 높은 차세대 동력원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양사는 수소와 이산화탄소 활용 분야에서 앞선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퓨얼 기술을 공동개발할 계획이다.

    할도톱소는 블루·그린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분리 생산하거나 신재생에너지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등 그린 수소 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친환경 건축 소재, 산업용 탄산가스 등으로 재활용하는 CCU(탄소 포집·활용)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는 "이퓨얼을 포함한 수소 및 이산화탄소 활용 분야 외에도 바이오 연료, 폐플라스틱 자원화 등 다양한 친환경 분야에서 기술 협력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원유정제공정에 투입해 친환경 나프타를 생산한다. 이를 통해 폐플라스틱의 반복 사용이 가능한 순환경제 구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대오일뱅크는 100t의 열분해유를 정유 공정에 투입해 실증연구를 수행하고 안전성을 확보한 뒤 투입량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여기서 생산된 나프타는 인근 석유화학사에 공급돼 새 플라스틱 제품으로 탄생할 예정이다.

    강달호 대표는 "열분해유 원료 도입은 ESG경영의 일환으로, 탄소배출 저감과 국내 폐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이바지할 것"이라며 "국내 정유사 가운데 유일하게 보유 중인 열분해 공정(Delayed Coking Unit, DCU)을 활용, 향후 연간 5만t 규모의 신규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공장 설립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도입이 현실화한 데에는 정부 기관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도 큰 역할을 했다.

    현행법상 현대오일뱅크와 같은 석유정제업자는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공정의 원료로 사용할 수 없다. 이에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초 산업통상자원부 및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에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신청했고, 9월 '실증을 위한 규제 특례'를 승인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