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속 300억달러 수주…목표 초과 달성濠‧러에 웃고 중동에 울고…수주지역 다변화 노력내년 고유가에 사우디 중심 대형프로젝트 발주 늘어 호재 전망
  • ▲ 올해 해외건설 지역별 수주현황.ⓒ국토교통부
    ▲ 올해 해외건설 지역별 수주현황.ⓒ국토교통부
    올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기침체에도 해외건설 수주액이 연초 목표를 초과 달성해 2년 연속 300억달러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세계 경기의 불확실성으로 발주 공사가 감소하는 상황 속에서 의미 있는 실적을 거뒀다며 자화자찬을 늘어놓고 있지만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다만 건설업계는 다양한 나라에서 수주 물량을 확보하면서 내년 해외건설 수주 여건이 올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1일 국토교통부와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306억달러로, 연초 설정했던 목표액 300억달러를 초과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351억달러)보다는 13% 감소한 것이지만 2년 연속 300억달러를 상회한 실적이다. 하지만 건설사들의 연간 해외건설 수주액은 2010년 700억달러를 넘어선 이후 2014년까지 매년 500억달러 이상을 유지해 왔으나 2016년부터는 유가 하락 등 대외여건 악화로 300억달러 안팎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2020년부터는 코로나19 펜데믹 영향으로 해외건설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데다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 '텃밭'인 중동과 아시아에서 공사 발주가 급감하면서 수주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다만 정부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델타·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 코로나19 유행의 한복판에서도 올해 목표치 300억달러를 초과했다"며 "전세계에 걸쳐 해외건설 사업에 적극 매진한 자랑스러운 우리 기업과 근로자들의 땀과 노력이 없었다면 이런 결과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수주지역 다변화가 눈에 띤다. 해외수주 텃밭인 중동 지역 수주실적이 전년 대비 16% 감소했으나 북미·오세아니아 지역에서 620% 늘어난 39억3400만달러를, 유럽에서 188% 증가한 46억달러를 수주하는 쾌거를 이뤘다.

    대표적으로 호주가 해외건설 수주 효자지역으로 꼽혔다. 올해 국내 건설사들은 호주에서 24억1000만 달러의 수주 계약에 성공했다.

    GS건설은 지난 10월 최근 호주 노스이스트링크(North East Link Primary PKG) 민관합작투자사업(PPP)을 따내며 호주 건설 시장에 첫 진출 했다. 이 사업은 호주 3대 도시 중 하나인 멜버른시 북동부의 외곽순환도로와 동 부도로 간 단절된 구간을 연결하는 사업이다. 계약 금액은 약 31억7526만 호주 달러(한화 약 2조7785억 원)에 달한다.

    DL이앤씨도 호주 플랜트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DL이앤씨는 지난 5월 호주 리 크릭 에너지와 암모니아·요소 생산공장 건설을 위한 타당성 조사와 기본설계를 수행하는 업무협력 합의각서를 체결했다. 이 사업은 합성가스를 원료로 중간 생산물인 암모니아를 제조하고 이를 활용해 연간 100만톤의 요소를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러시아도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신흥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러시아 오렌부르크에서 러시아 민간석유기업 노비 포톡이 발주한 1000억 원 규모 가스 처리시설 EPC 계약을 체결했다. DL이앤씨도 최근 모스크바 정유공장 현대화 사업과 러시아 메탄올 플랜트 프로젝트 기본설계 사업을 연달아 수주했다.

    내년에도 코로나19 장기화에 오미크론까지 확산되면서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다만 해외수주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가 최근 배럴당 60~7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고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을 중심으로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재개되고 있어 내년은 올해보다 수주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최근 오미크론 변이 코로나의 등장으로 해외 수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중동을 중심으로 지연됐던 발주가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라며 "중동발 발주가 늘면 그동안 지연됐던 대형 프로젝트 발주 물량이 늘어나 국내 건설업계에는 호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