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18% 인상, 2년새 24% 급등인니 석탄수출 금지에 유연탄 값 상승요소수 물류비 탄소배출권 감산 등 변수
  • ▲ 줄 지은 레미콘 차량ⓒ연합뉴스
    ▲ 줄 지은 레미콘 차량ⓒ연합뉴스
    올해 시멘트 가격이 또다시 큰 폭으로 뛸 전망이다. 지난해 7년만에 인상한데 이어 2년 연속 가격인상이다.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에 따라 시멘트 수요는 늘어날 전망이어서 수급 차질이 우려된다.

    5일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쌍용C&E와 한라시멘트는 내달부터 1종 벌크 시멘트 가격을 18% 가량 인상할 계획이다. 삼표시멘트도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시멘트가격은 톤당 7만8800원에서 9만3000원으로 오르게 된다. 시멘트 업계는 지난해 7만5000원에서 7만8800원으로 인상한 바 있다.

    가격 인상은 핵심 연료인 유연탄 값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유연탄은 지난해 6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던 것에서 지난해 말 기준 125달러로 뛰었다. 고로 연료로 사용되는 유연탄은 시멘트 제조원가의 1/3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원료다. 100달러 이상 고공행진이 이어지면 시멘트를 팔아도 이윤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업계 목소리다.

    특히 인도네시아가 석탄 수출을 금지하면서 유연탄 가격은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시멘트 업계가 수입하는 유연탄은 대부분 호주나 브라질에서 들여오지만, 글로벌 수급 불균형에 따른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미 수출 계약을 마친 석탄까지도 국내 발전소로 보내는 강경 조치를 내려 수급난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수급 대란을 겪은 요소수 가격이 오른 것도 타격이 적지 않다. 긴급 공수로 차량용 수요는 겨우 막았지만, 부쩍 오른 가격은 시멘트 업계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요소수 가격은 지난해 톤당 14만원 선에서 현재 50만원까지 치솟았다.

    시멘트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질소산화물 처리에 요소수를 뿌리는데, 한 해 사용되는 양만 8만톤에 달한다. 여기에 환경규제 강화로 요소수 사용량은 더 늘어나 올해는 17만톤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부터 부과되기 시작한 질소산화물 배출금도 1490원, 1810원, 2130원으로 해마다 오르는 추세다.

    여기에 화물연대 총파업 등으로 물류비 인상도 가중되고, 탄소배출권 가격이 급등하는 등 가격 인상요인은 줄을 잇고 있다. 유럽에서 판매되는 온실가스 배출권은 톤당 80유로로 전년대비 156% 올랐다. 시멘트업은 철강과 함께 대표적인 탄소배출산업으로 꼽힌다.

    상황이 어렵자 시멘트 업계는 점차 생산량 감축 카드를 고민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이 안정될 때까지 시간을 벌겠다는 계산이다. 일부 공장은 비수기인 겨울을 맞아 시설보수에 들어간 곳도 있다. 한 시멘트 회사 관계자는 "생산할수록 적자가 쌓이는 구조"라며 "가격인상이 완료될때까지는 재고량을 최대한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본격 공급되는 대규모 건설현장에서 시멘트 수급은 더욱 불안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건설현장은 지난해 봄에도 공급대란을 겪었다. 통상 재고량은 총 저장능력 210만톤 중 60% 이상을 유지해야 수급에 차질을 빚지 않는다. 하지만 현재 재고량은 80만톤(38%) 수준으로 알려졌다. 본격적인 착공이 시작되는 올해 봄에도 공급대란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건설업계가 내다보는 올해 시멘트 수요는 7000만톤에 달한다. 정부의 적극적인 주택공급 정책 때문이다. 반면 시멘트업계가 생각하는 올해 생산량은 5000만톤 안팎이다. 시멘트 수요는 2017년 5800만톤에서 점차 줄어 지난해에는 4900만톤으로 떨어졌다. 두 업계가 내놓은 상반된 수요예측은 자칫 대규모 수급난을 이어질 우려가 있다. 김세련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분양물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리모델링 등 건설자재 수요는 계속 늘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