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24일 오후 비말마스크 판매 개시용산점 오전 번호표 배부 사전공지 없어… 현장 '혼란'대형마트 순차 판매 개시… 당분간 물량 부족 지속될 듯
  • ▲ 24일 오후 이마트 용산점에 비말마스크 판매 공지가 안내돼 있다. ⓒ임소현 기자
    ▲ 24일 오후 이마트 용산점에 비말마스크 판매 공지가 안내돼 있다. ⓒ임소현 기자
    이마트가 오프라인 매장 중에서는 처음으로 비말(침방울) 차단용 마스크를 판매를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의 마스크 대란처럼 사람들이 몰리지는 않았지만, 현장은 어지러운 모습이었다.

    24일 오후 1시 30분께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을 찾았다. 지하 1층 이마트 매장 입구로 향하는데, 예상했던 인파가 보이지 않았다. 고객 지원 센터 직원에게 비말 마스크를 어디서 파는지 묻자 "오전에 이미 번호표 배부해서 번호표가 없으면 구매할 수 없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 직원은 "사회적 거리두기 필요성도 있고 해서, 줄을 서고 인파가 몰리는 것을 대비해 번호표를 배부했다"며 "언제 또 물량이 들어올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이날 오후부터 전국 20개 매장에서 장당 500원에 비말 차단용 마스크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힌 바 있다. 매장별 판매 물량은 하루 100상자(상자당 20장)로, 1인당 1상자만 구매할 수 있다.

    또 다른 직원은 "개점 시간인 10시부터 번호표 배부를 시작해, 12시 15분쯤 100명이 모두 찼다"며 "개점 전에는 25명 정도 와서 줄을 서 있었다"고 답했다.

    번호표 배부 공지는 사전에 진행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30번대 번호표를 받은 한 여성은 "알고 온건 아니고, 장보러 오전에 왔다가 줄을 서 있길래 번호표를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은 인터넷 정보를 통해 이날 마스크 입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사전에 알고 혹시 모를 가능성에 대비해 내점했다고 답했다.

    이 여성은 "보통 마트의 경우 수, 목에 들어온다는 정보가 있어서 개점시간 맞춰서 한번 와봤다"며 "그런데 다행히 번호표를 배부해서, 번호표 받고 집에 갔다가 다시 마스크를 받으러 왔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번호표 배부 사실을 알지 못한 고객들이 대거 몰렸다는 점이다. 이날 마스크 판매 장소에 40분가량 머물렀는데, 수십명의 고객이 번호표가 있어야 한다는 안내를 듣고 발길을 돌렸다.

    이날 한 남성은 "오늘부터 판매한다는 뉴스를 보고 왔는데, 번호표 배부 이야기는 없지 않았느냐"며 "마스크 안 사도 그만이지만 여기까지 왔다갔다 고생한 것이 화난다"고 직원에게 항의하기도 했다.
  • ▲ 24일 오후 이마트 용산점에 비말마스크 구매를 위한 줄이 늘어서있다. ⓒ임소현 기자
    ▲ 24일 오후 이마트 용산점에 비말마스크 구매를 위한 줄이 늘어서있다. ⓒ임소현 기자
    직원들은 연신 "번호표가 있어야 2시부터 비말 마스크 구매가 가능하다", "KF 인증 마스크가 아닌 비말 마스크다", "다음 물량은 언제 들어올지 모른다"고 안내해야만 했다.

    특히 마스크 판매 공간은 이마트 지하1층 매장의 마스크 판매 코너 앞으로, 협소한 공간에 2시 전후로 길게 줄이 늘어섰다. 사실상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번호표를 배부했다는 직원의 말은 의미가 사라진 셈이다. 

    마스크를 쓴 고객들이 1m 가량의 간격을 두고 줄을 서 있었고, 번호표가 있어야 하는 사실을 몰랐던 고객들에게 앞뒤 고객이나 직원들이 번호표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대화도 오갔다.

    2시 정각이 되자 "마스크를 꺼내오고 있다"는 직원의 안내가 들렸고, 곧 카트에 담긴 비말 마스크가 도착했다. 번호표를 낸 사람들은 일반용 마스크 20개입 1박스씩을 들고 자리를 떠났다.

    이날 이마트가 판매한 비말마스크는 애니가드의 20개입 마스크. 가격은 1만원이다. 소형 마스크는 50개입으로 1만9500원이고, 소형 마스크의 경우 번호표 없이도 선착순으로 구매할 수 있었다.
  • ▲ 24일 오후 이마트 용산점에 판매 개시된 비말마스크. ⓒ임소현 기자
    ▲ 24일 오후 이마트 용산점에 판매 개시된 비말마스크. ⓒ임소현 기자
    5분만에 줄이 모두 사라졌다. 직원들은 소형 마스크를 진열대에 진열했고, 이때까지도 비말 마스크 구매를 할 수 있는지 묻는 고객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한 고객이 "번호표 있으면 언제까지 와야 하느냐"고 묻자 현장 직원은 "3시 안에 오지 않으면 마스크 구매 못한다"고 엄포를 놓기까지 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비말 마스크는 통기성이 좋아 숨쉬기 편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오프라인 현장은 여전히 혼란스러운 모습인 데다 아직 비말마스크 물량이 턱없이 부족해 한동안 비말 마스크 구매를 위한 혼란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최근 마스크 생산업체의 공적 물량 비율을 60% 이상에서 50% 이하로 낮춘 만큼 비말 차단용 마스크 생산 여력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이달 말까지 생산량을 하루 100만장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