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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시아나, 이러다 정말 '제2 한진해운' 될라

공정위 교각살우 '愚' 범하지 말아야조건부 빅뱅 의미없다… 항공산업 경쟁력 훼손인천공항 허브 지위 흔들… 고용유지도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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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1-10 09:35 | 수정 2022-01-10 11:28

▲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 정상윤기자

공정위는 지난달 29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제시한 조건은 ▲일정 기준의 국내외 공항 슬롯 반납 ▲항공 비자유화 노선 운수권 재분배 ▲운임인상 제한 및 공급축소 금지 등이다. 

만약 공정위가 밝힌대로 운수권·슬롯 제한이 이루어질 경우, 장거리 노선을 운항할 수 있는 다른 항공사가 전무한 현 상황을 고려할 때 최악의 결론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해당 운수권·슬롯은 자국의 정책·금융지원을 등에 업고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 중인 외국 항공사에게 분배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경쟁력 약화, 인천공항의 허브공항으로서의 지위 약화 및 소비자 후생 저하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무엇보다도 해외 경쟁당국의 경우, 국제경쟁이라는 항공업 특성, 소비자 후생 증대 및 회생 불가능성 등을 고려해 승인이 이루어진 반면, 이번 공정위는 경쟁제한성에만 초점을 맞춰 심사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한 예로 2008년 델타-노스웨스트항공 합병 시, 미국 법무부는 효율성 및 소비자 후생 증대효과를 인정해 별도 시정조치 없이 승인한 바 있다. 대형 항공사 간의 합병임에도 불구하고 심사도 6개월안에 마쳤다.

과거 현대-기아차 결합심사 당시, 양사의 시장 합산 점유율이 64%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기아차의 ‘회생 불가능성’이인정되어 조속히 합병으로 이어졌다. 

반면에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HDC 현대산업개발의 인수합병 무산 이후 인수의사를 밝힌 추가적인 사업자가 없는 상태로 코로나19 이전부터 진행된 자본잠식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2018년 이후 아시아나항공은 3년간의 영업이익보다 이자비용이 큰 상황으로 단독회생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시장의 전반적인 전망이다. 

▲ 아시아나, 대한항공 여객기 ⓒ 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 뿐만이 아니라 국내 대부분의 저비용항공사 부채비율은 이미 500%를 넘어섰고 완전 자본잠식에 빠진 곳이 수두룩하다. 유상증자를 통해 겨우 연명하는 수준이다.

이와 같이 우리 항공산업 전체가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공정위의 조건부 승인은 통합항공사 출범을 통해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 추진하던 계획에 반할 뿐만 아니라 국적사들의 사업량 감소로 이어져 항공산업의 대규모 인력조정을 야기할 수 있다. 
 
한진해운의 파산 당시에도 수십년간 쌓아온 네트워크가 현대상선이 아닌 머스크 등과 같은 해외 선사(船社)로 넘어가며 국가 기간산업이었던 해운업의 몰락을 경험했던 사례를 반면교사(反面敎師)삼아, 공정위의 슬롯 및 운수권 제한 조치는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현재 공정위에서 심사 중인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M&A의 경우, 양사 합병 시 LNG선 세계 시장 점유율은 세계 1위(60%)로 상승하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글로벌 수송 점유율은 여전히 ‘19년 기준 각각 28위, 42위로 단순 합산 시에도 15위권 수준으로 글로벌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에 큰 차이가 존재한다. 

LNG 운반선 시장의 주 고객은 유럽 선사로 EU 경쟁당국의 심사가 중심이 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결합심사의 경우 여전히 강력한 상대국 항공사들이 존재하며, 대부분의 승객이 한국발 승객인 점을 고려한다면 오히려 공정위가 주도적으로 자국 항공사들의 이익을 대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번 공정위의 발표는 정부와 채권단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통해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겠다고 밝힌 지 1년 1개월 만에 나온 결론이다. 

합리적인 방안 마련을 위해 숙고해왔단 사실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공정위의 결론이 경쟁제한성에만 매몰돼 조건부로 흐른다면 소탐대실이 될 수도 있다.

지금이라도 왜 항공통합을 추진하는지, 다시한번 되돌아봐야 하며 항공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 및 고용유지 문제 등을 고려해서, 좀 더 거시적이고 큰 틀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공정위가 국익을 위해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愚)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했던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의 염려가 정말 기우에 그쳤으면 좋겠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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