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500원·유가 100달러, 반도체 호황 뒤 중기 '수익성 쇼크'이자보상배율 1 미만 40% 육박 … 연체 전 '숨은부실' 커진다중기 대출 연체액 첫 3조 돌파, 건설·부동산업 경고등지방은행 연체율 1% 돌파 … 중기 부실 금융권 전이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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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황이 경제를 끌어올리는 사이, 공장 현장에선 비명이 커지고 있다. 수출은 반등했지만 중소기업들은 원가 상승과 고금리 부담에 흔들리는 모습이다. 돈 벌어도 이자를 못 내는 기업이 늘면서 금융권의 숨은부실 우려도 짙어지고 있다.◆ 반도체만 웃었다 … 공장들 "팔수록 적자"한국 경제는 겉으로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대 후반에서 2%대 중반까지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 수출 회복과 설비투자 증가 영향이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6년 4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고, 반도체 수출은 월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을 다시 썼다.하지만 중소기업 현장은 전혀 다른 분위기다.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 상승이 수익성을 빠르게 갉아먹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4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5선까지 상승했다. 나프타·에틸렌·자일렌 등 석유화학 원재료 가격은 최근 1년 새 30~60% 이상 급등했다.환율 부담도 겹쳤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장중 1499.7원까지 치솟으며 다시 1500원선 턱밑까지 올라섰다. 중동 리스크 장기화와 국제 유가 급등 영향이다. 국제유가는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고 있다.문제는 중소기업들이 이런 비용 상승을 납품단가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기업 협력 구조상 가격 전가력이 약한 중소기업일수록 부담은 더 크다. 한 중소 제조업체 대표는 "매출은 유지돼도 남는 돈이 없다"며 "공장 돌릴수록 현금이 빠져나가는 느낌"이라고 토로했다.고용시장도 냉각 흐름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청년층 취업자는 약 20만명 감소했고 제조업 취업자 증가 폭도 둔화됐다. 반도체 중심 성장의 온기가 산업 전반으로 퍼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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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자도 못 번다 … 중기 40% '좀비화'기업 체력은 이미 한계선에 가까워졌다는 평가다. 한국은행과 금융권 분석을 종합하면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 1 미만 기업 비중은 최근 40% 안팎까지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기업 10곳 중 4곳이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라는 의미다.실제 중소기업 대출 연체액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3조 153억원으로 처음 3조원을 넘어섰다. 연체율 역시 0.52% 수준으로 2022년 1분기(0.21%) 이후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업종별로는 건설업과 부동산·임대업이 특히 취약했다.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부동산·임대업 연체율은 올해 3월 말 1.28%까지 상승해 13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건설업 연체율도 1.64%로 올랐다. 음식·숙박업과 도소매업 역시 1%대를 넘어서며 내수 업종 전반에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금리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국내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올해 평균 4% 중후반 수준까지 상승했다. 1년 만기 은행채 금리도 올해 들어 0.3%포인트 넘게 오르면서 금융비용 압박이 확대되는 모습이다.무엇보다 연체 이전 단계의 '잠복 부실'이 눈에 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주요 금융그룹의 추정손실 자산은 올해 1분기 기준 전년 대비 최대 30% 가까이 증가했다. 추정손실은 사실상 회수가 어려운 자산으로 분류된다. 이자도 못 버티는 기업층이 빠르게 두꺼워지고 있는 셈이다.◆ 지방은행부터 경고등 … 금융권 긴장 커진다중소기업 부실은 금융권 건전성에도 부담으로 번지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의 고정이하여신(NPL) 규모는 13조 6203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총여신 증가율보다 부실 증가 속도가 더 빠른 상황이다.특히 지방은행에서 위험 신호가 먼저 나타나고 있다. 부산·경남·광주·전북은행과 iM뱅크의 평균 연체율은 올해 1분기 말 1.19%까지 상승했다. 전북은행은 1.65%, 부산은행은 1.21%를 기록하며 이미 1%를 훌쩍 넘어섰다.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높은 지방은행 특성상 지역 경기 침체가 건전성에 직접 반영되는 구조다. 실제 이들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액은 올해 1분기 1조 5816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000억원 이상 증가했다.부실 대응 여력을 보여주는 NPL 커버리지 비율도 하락세다. 주요 금융지주의 평균 커버리지 비율은 120% 안팎까지 낮아지며 전년 대비 두 자릿수 폭으로 떨어졌다. 이에 은행권은 최근 충당금 적립을 다시 확대하고 여신 심사를 강화하는 분위기다.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을 '연체 이전 단계의 위기'로 진단한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지금은 단순 연체율보다 이자보상배율과 추정손실 같은 선행 지표를 봐야 하는 시점"이라며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길어질 경우 중소기업 부실이 금융권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