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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서 임차 월세 수억나가는데…국회 지적에도 국세청 "예산없다" 버티기

국세청, 23개 임차청사…보증금 없이 월세만 지급고용부, '월세보다 전세 우선' 훈령으로 예산 절감국세청 "예산 문제 등으로 전세보증금 운영 어려워"

입력 2022-01-17 15:55 | 수정 2022-01-17 17:36

▲ 수성세무서는 지난 2018년 개청하면서 청사를 임차해 사용했으나 월 1억5000만원이라는 과도한 월 임차료에 대한 많은 지적이 쏟아지자, 최근 건물주와 협상해 전자신고센터로 사용할 만한 공간을 받아내 센터를 개설했다. 해당 사진은 지난 11일 열린 수성세무서 전자신고센터 개소식 모습. ⓒ수성세무서

치솟는 주거비와 임차료 부담에 서민들의 시름이 날로 깊어가지만 세금 징수기관인 국세청은 오히려 비싼 월세를 굳이 깎으려는 노력없이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국회에 제출된 국세청의 임차청사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7개 지방국세청과 전국 130개 세무서중 지방국세청 1곳과 22개 세무서(지서)가 청사를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정부부처 등 대부분의 국가기관은 자체 청사를 건립해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청사를 임차하는 것은 지양하고 있다. 다만 지방국세청이나 세무서(지서)의 경우 개청이 확정된뒤 실제 개청할 때까지 기간이 몇 달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자체 청사를 건립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지방국세청이나 세무서들은 민간건물을 임차해 우선 개청한뒤 청사 건립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고 부지를 물색해 청사 건물을 짓고 있다. 청사 준공까지는 4~5년 걸리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에는 부득이하게 임차청사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재 임차청사를 사용하는 지방국세청은 ▲인천지방국세청(월세 기준 1억2964만원) 1곳이며 세무서의 경우 ▲중랑세무서(9460만원) ▲강동세무서(1억542만원) ▲기흥세무서(5610만원) ▲경기광주세무서(4069만원) ▲남양주세무서(4620만원) ▲화성세무서(6501만원) ▲동화성세무서(1억1546만원) ▲동고양세무서(5500만원) ▲포천세무서(3301만원) ▲서인천세무서(4421만원) ▲동두천지서(704만원) ▲연수세무서(6750만원) ▲남부천세무서(5297만원) ▲아산세무서(3756만원) ▲당진지서(2200만원) ▲충북혁신지서(2081만원) ▲광산세무서(8140만원) ▲광양지서(781만원) ▲수성세무서(1억5078만원) ▲양산세무서(4550만원) ▲해운대세무서(조사과 일부/935만원) ▲서귀포지서(378만원) 등이다. 

이중 월 임차료가 1억원이 넘어가는 곳은 인천청과 강동세무서, 동화성세무서, 수성세무서 등이다. 인천청의 경우는 1만6233㎡(12개층)을 임차해 382명의 직원이 사용하고 있으며 강동세무서는 7174㎡(6개층)을 임차해 150명의 직원이 사용하고 있다. 

동화성세무서는 6906㎡(6개층)을 임차해 141명의 직원이 사용 중에 있으며 수성세무서는 3960㎡(4개층)을 임차해 111명의 직원이 사용하고 있다. 

임차료의 경우 대개 위치, 임차면적, 노후화 등 건물상태, 보증금 여부 등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단순비교는 어렵지만, 수성세무서의 사례는 국세청 안팎에서 가장 많은 의문을 제기하는 임차청사 중 하나다. 

지방(대구)에 있는 세무서가 인천청의 4분의1 밖에 되지 않은 면적을 임차하면서 월 임차료는 인천청보다 2000만원 가량 비싼 이유가 대체 무엇이냐는 것이다. 또한 상식적으로 건물주에게 일정 금액을 보증금으로 지급하면 월세가 저렴해지지만 왜 국세청 임차청사의 경우 전부 보증금이 없는 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은 임차청사 운영방식에 대해선 이미 2년전 국회에서도 지적이 있었다. 당시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가예산 절감을 위해 보증금 설정 및 효율적인 청사 확보를 위한 청사 임대차 계약 규정 수립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고 국세청도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국세청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해당 문제에 대한 검토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 고용노동부 ⓒ연합뉴스

전세 우선 고용복지센터, 국세청은 불가하다고?

전국 각지에 세무서가 산재한 국세청과 비슷한 구조의 정부부처인 고용노동부의 경우 임차청사를 운영하는 기준이 국세청과 정반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기본경비 예산에서 임차료를 지출하기 때문에 일정 금액의 보증금이 묶인다면 다른 곳에 지출해야 할 예산을 사용하지 못해 월세로만 임차청사를 운영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고용부는 '청사 임대차 계약에 관한 규정(훈령 제320호)' 제4조 2항에 ▲임차보다는 전세를 우선 추진한다 ▲임차 또는 전세기간을 고려하여 청사의 안정적 확보와 국가예산 부담을 줄인다 등을 명시해두고 있다. 

실제 고용부 산하 고용복지플러스센터의 임차청사 현황(2021년 9월 기준)을 살펴보면 33개의 임차청사 중 보증금이 가장 비싼 남양주센터의 경우 1578㎡(2개층)을 임차해 24명의 직원이 사용하고 있었으며 보증금은 21억원, 월 임차료는 718만원을 지급했다. 

서초센터의 경우 2187㎡(4개층)을 35명의 직원들이 임차해 사용했으며 보증금은 20억원, 월 임차료는 5865만원이다. 인천서부센터의 경우 1198㎡(4개층)을 30명의 직원이 임차해 보증금 20억원(월세 없음)의 전세로 임차했다. 

전체 33개 고용복지센터 중 인천서부센터를 비롯한 동두천센터(보증금 8억5000만원), 이천센터(18억5000만원), 삼척센터(3억원), 경산센터(15억원), 칠곡센터(11억원), 서산센터(18억원) 등 7개 센터는 전세로만 임차해 월세 지출이 없었다.  

또 6개의 센터가 보증금 없이 월세만 지급했지만 대부분은 화성(월세 2250만원), 부산사하(2640만원), 밀양(418만원), 거제(1800만원), 부안(253만원), 옥천(253만원) 등 지방에 소재해 임차료 부담이 크지 않은 곳이었다. 

지방보다 임차료 부담이 큰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성동광진센터(보증금 6억6000만원/월세 6050만원), 서울강서센터(8억6000만원/3855만원), 강북성북센터(3억9000만원/3630만원), 파주센터(10억원/1812만원) 등은 보증금을 거는 형식으로 월세를 지급했다. 

이런 운영방식에 대해 고용부는 '예산 절감'이 가장 큰 목적이라는 입장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고용부가 지방청사가 워낙 많아 보증금 없이 월세를 지불하면 소모성이 되기 때문에 예산을 절약하자는 취지로 훈령을 만들었다"며 "전세보증금 예산과 월세 예산이 따로 있기 때문에 상황에 맞게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국세청은 전세의 경우 보증금 회수 문제로 인해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운데다, 고용부와는 처지가 다르기 때문에 똑같이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보증금은 한 두푼이 아닌데다 전세보증금을 줬을 경우 문제가 생기면 회수하기 어렵고 기획재정부에서도 고액 자산취득과 관련해서는 주로 리스형식으로 예산을 편성해 주는 경우가 많다"며 "전세로 하면 월세는 안나가지만 큰돈이 한번에 묶여 이자비용 등을 손해보기 때문에 월세와 비슷하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용복지센터와 세무서는 직원 수나 임차면적으로 본다면 규모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다르다"며 "세무서는 일정 기간만 임차청사를 사용하다가, 청사를 다 지으면 나가기 때문에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희정 기자 hjlee@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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