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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담합 과징금 962억…수입항로 제한적, 부과 제외

당초 8000억 예상…전원회의 과정서 대폭 삭감 23개 선사, 15년간 541차례 회합 가격 담합 "120차례 운임합의 해수부에 미신고…공정법 대상"

입력 2022-01-18 12:00 | 수정 2022-01-18 15:03

▲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18일 23개 국내·외 컨테이너 정기선사의 한-동남아 항로 해상운임 담합 제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당초 8000억원대로 알려졌던 23개 선사의 해운 운임 담합 과징금이 962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들 선사의 담합이 수입항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고 해운업의 특수성을 감안해 과징금이 대폭 줄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지난 2003년 12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총 541차례의 회합 등을 통해 한-동남아 수출·수입 항로에서 총 120차례 운임을 합의한 12개 국적선사와 11개 외국적선사 등 23개 선사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962억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8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은 15년간 기본운임의 최저수준, 기본운임 인상, 각종 부대운임 도입 및 인상, 대형화주에 대한 투찰가 등 제반운임을 합의했다. 

선사들은 합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다른 선사들의 화물은 서로 침탈하지 않고 기존 거래는 보호하되 합의운임을 준수하지 않는 화주에 대해선 선적을 거부한 것으로 밝혀졌다. 

▲ ⓒ공정위 제공

사전합의 잘 지키나 자체 감시체계 가동 

공정위는 선사들이 또 사전에 합의한 내용이 현장에 잘 반영될수 있도록 동정협 및 IADA 관련 다수 회의체를 다각적으로 운영했다고 밝혔다. 무려 541차례의 회합을 가졌고 이메일, 카카오톡, 채팅방 등을 통해 수시로 연락도 주고 받있다고 전했다.  

선사들은 총 운임을 인상하기 위해 성공가능성이 높은 운임인상 방식을 합의하거나 기본운임의 최저수준을 결정했고 특정부대운임을 새롭게 도입하거나 대형화주의 투찰가 등을 결정하기도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선사들은 합의한 기본운임의 최저수준 혹은 인상수준을 기준으로 화물을 유치하고 합의된 부대운임을 징수했다"며 "사전에 합의한 투찰가를 입찰할때 적용했다"고 말했다. 

▲ ⓒ공정위 제공

아울러 선사들은 합의한 사항이 잘 시행되지 않을 경우 동정협 및 IADA내 회의 등을 통해 확인하고 해당 선사들에게 해명을 요구했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공정위는 특히 국적선사들은 근해 3개 항로의 운임합의 실행 여부를 감시하기 위해 2016년 7월 중립위원회를 설치한후 2016~2018년 한-동남아 수출 항로에서 총 7차례 운임감사를 실시하고 감사결과 합의를 위반한 선사에 대해선 총 6억3000만원의 벌과금을 부과했다고 전했다.

23개 선사, 담합 은폐 시도 증거 포착

공정위는 23개 선사가 담합을 하면서 이에대한 위법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일례로 외부에는 선사들이 합의해 운임을 결정한 것이 아니라 개별선사의 자체 판단으로 결정했다고 알리고 의심을 사지 않도록 인상금액은 1000원, 시행일은 2~3일 정도 차이를 뒀다고 전했다. 또한 최저운임, 투찰가 결정 내역 등은 대외비로 관리하고 관련된 대형화주의 이름을 이니셜 처리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동정협은 23개 선사들의 운임 담합을 위한 회의를 소집하고 합의된 운임의 준수를 독려한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다. 

공정위 "합의 신고 제대로 안해 해운법 적용 안돼"

공정위와 업계가 가장 첨예하게 대립했던 해운법 적용과 관련해 공정위는 23개 선사가 120차례 운임 합의를 하면서 해운법상 신고요건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공정거래법 적용대상이라고 지적했다. 

해운법 제29조는 정기선사들의 공동행위를 일정한 절차상·내용상 요건하에 허용하고 있으며 공정거래법 제58조는 다른 법령에 따라 행하는 정당한 행위에 대해서는 공정거래법 적용을 배제하고 있다. 

공정위는 일부 선사들이 18차례 운임회복(RR) 신고를 하는 과정에 120차례 운임합의(대부분 최저운임‧부대운임 합의)가 포함돼 별도신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논리를 폈지만 이는 별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선사별 과징금 규모는 ▲고려해운 296억원 ▲남성해운 29억원 ▲동영해운 3억4700만원 ▲동진상선 4억4000만원 ▲범주해운 3억6400만원 ▲에스엠상선 3억4600만원 ▲에이치엠엠 36억원 ▲장금상선 86억원 ▲천경해운 15억원 ▲팬오션 3억1300만원 ▲흥아라인 180억원 ▲CNC 11억원 ▲COSCO 7600만원 ▲GSL 7억6800만원 ▲OOCL 23억7800만원 ▲PIL 2400만원 ▲SITC 19억원 ▲TSL 39억원 ▲에버그린 33억원 ▲씨랜드머스크 23억원 ▲완하이 115억원 ▲양밍 24억원 등이다. 

다만 공정위는 과징금 규모가 당초 예상인 8000억원보다 10분의1 수준으로 대폭 감소한 것은 해운업계의 특수성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조홍선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과징금 규모는 전원회의에서 판단했으며 해운업의 특수성이 반영됐다"며 "수입항로의 경우 이번 담합 행위가 미치는 범위가 제한적인 측면이 있는 점을 감안해  과징금 부과 대상에서 제외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희정 기자 hjlee@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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