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25일 인수위 업무보고… 부동산공약 이행 주목재건축 안전진단 완화 '1순위' 거론, '구조안전성' 손질할 듯재건축 사업 속도 기대감 확산… 단기적 집값 상승 우려도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부동산정책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업무보고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서울 재건축 시장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차기 정부의 첫 번째 부동산정책으로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가 유력한 만큼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탓이다.

    전문가들은 재건축사업 활성화에 따라 단기적 집값 상승이 불가피하다며 구체적인 대응방안 마련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4일 국토부 등에 따르면 오는 25일 인수위 업무보고에서는 정부 시행령, 시행규칙, 고시 등을 통해 시행 가능한 부동산정책이 최우선 검토될 예정이다. 정치권과 시장에서는 국토부 시행령·행정규칙 개정을 통해 조치가 가능한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가 가장 먼저 시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활성화를 통한 주택공급 확대를 강조해왔다. 현 정부가 정비사업 규제를 강화하면서 주택공급이 크게 줄었고, 결국 집값 상승 등 부동산시장 악화를 야기했다는 것이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임기 내 250만가구 이상 공급'을 약속하며 이 중 80% 수준인 200만가구를 민간 주도로 공급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민간 공급의 경우 정비사업이 중심이 되는 만큼 우선 조치가 가능한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윤 당선인의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 공약을 살펴보면 '30년 이상 공동주택에 대한 정밀안전진단 면제', '안전진단 기준 중 구조안전성 비중 하향 조정' 등이다. 정밀안전진단 면제의 경우 법 개정 사안으로 국회 문턱을 넘기 어려운 만큼 구조안전성 비중을 하향 조정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린다.

    국토부는 지난 2018년 구조안전성 비중을 기존 20%에서 50%로 높이고, 주거환경 비중은 40%에서 15% 낮췄다. 구조적으로 안전함에도 재건축이 추진되는 사회적 낭비를 막겠다는 판단에서다. 이로 인해 서울 노원구, 양천구 등 노후 아파트가 대다수인 지역에서는 재건축 사업을 가로막는 조치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지난해 취임 이후 국토부에 구조안전성 비중 하향 조정을 수 차례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관련업계에선 윤 당선인이 구조안전성 비중을 30%로 낮추겠다는 뜻을 밝혀온 만큼 이번 업무보고에서 구체적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인수위에서 부동산정책을 담당하는 경제2분과를 서울시 공무원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 측면으로 해석되고 있다.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들은 한껏 기대에 부푼 모습이다. 이미 지난 20대 대선 이후 노원구와 양천구 등에서는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이거나 재건축 연한이 도래한 단지들을 중심으로 매물이 회수되는 상황이다.

    노원구 상계주공아파트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올 초까지 시세 대비 수천만원 낮은 가격에 재건축 매물을 내놓았던 집주인들이 대선을 기점으로 하나둘씩 회수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실제 거래량은 대선 이전에 비해 큰 차이가 없지만 매수자와 집주인 입장에는 반전 분위기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에 따른 단기적 집값 상승 가능성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주택공급 확대라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자칫 부동산시장을 자극할 수 있는 만큼 대응방안 마련에도 힘써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는 "정비사업장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등 집값상승을 억제할 수 있겠지만 이는 단기적 미봉책에 그칠 수 있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선진국형 주택인 '장수명 주택'을 건설하도록 하는 방안을 함께 강구해야 향후에도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