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교보 등 일부 구간 신용거래융자 금리 인상 단행시장금리 가파른 상승세…증권사 금리 인상 압력 커져올해 기준금리 추가 인상 예상…이자율 10% 상회 전망
  • 국내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이자율을 일제히 올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용융자 금리가 연내 10%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섰던 대출자들은 비상이 걸렸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과 교보증권은 이날부터 신용융자 금리를 인상했다. 신용거래융자는 개인들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날부터 금리 산정방식을 체차법(사용 기간별로 이자율을 달리 적용해 합산하는 방식)에서 소급법(전체 대출 기간에 동일 이자율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융자 기간이 7일 이내(6.0%→4.8%)인 경우를 제외하고 0.9∼1.7%포인트씩 신용융자 금리를 올렸다. 

    교보증권도 융자 기간 61∼90일의 이자율을 연 8.4%에서 8.6%로 0.2%포인트 인상했다. 91∼180일인 경우와 180일 초과일 때 금리도 각각 8.6%에서 8.8%로 0.2%포인트씩 올렸다.  

    이미 금리를 올린 증권사들도 상당수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 11일부터 일부 구간에 대해 0.1∼0.6%포인트씩 이자율을 인상했다. IBK투자증권은 앞서 지난 2월 모든 구간별 신용융자 이자율을 0.5%포인트씩 올렸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달 구간별로 0.4∼1.6%포인트씩 이자율을 상향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기존에는 융자 기간이 60일 초과인 경우 9.9% 금리가 적용됐으나 지난달부터 30일 초과 시에도 9.9%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증권사들은 고객 불편과 타사와의 경쟁 등을 고려해 신용융자 금리를 인상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조달 비용이 증가하면서 더는 인상을 미루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 금융투자협회 공시와 각 증권사에 따르면 현재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연 6~9% 선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2%포인트 이상 오른 수준이다. 

    올해는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증권사의 빚투 이자율은 더 상승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상당수 증권사의 신용융자 금리 최고 수준이 이미 9%대에 있는 만큼 연내 신용융자 금리가 10%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유동성 긴축에 국내 증시의 거래대금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감소하는 추세다. 한동안 국내 증시의 약세가 지속된 데다 경기 불안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박스권 증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7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월별로 봤을 때 2020년 2월(14조2000억원)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개인투자자의 빚투도 줄고 있다. 지난해 9월 역대 최대인 25조7000억원에 달했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올해 2월 20조원대까지 줄어든 바 있다. 최근에는 22조원대를 기록 중이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수익이 나거나 주식시장의 위아래 변동성이 있을 때 거래가 수반된다”라며 “현재 주가 방향성이 위쪽이 아니다 보니 손실을 보고 있는 투자자들은 추가로 주식을 살 이유가 적다”고 설명했다. 

    정 팀장은 이어 “시장이 안 좋은데 금리도 오르니 레버리지 투자를 해야 할 요인이 사라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