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PCR 검사 현행 유지 방침 밝혀글로벌 방역 장벽 낮아지는 추세에 역행항공업 정상화 위해선 PCR 검사 폐지 이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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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이 코로나19와의 공존을 선택하면서 해외여행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하지만 기대감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우리 일상은 코로나19 이전에 가까워진 분위기지만 항공업계의 일상 회복은 기대감만 높은 채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입국 시 유전자증폭(PCR) 검사가 여전히 유지되면서 항공 업황 회복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지난달 20만~30만명대를 보이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8일 기준 5만명 대로 크게 낮아지면서 하향 안정화를 보이고 있지만 입출국 방역 허들은 여전히 높기만 하다.항공업계에서는 해외 주요국들이 관광객 입국 제한을 해제하고 있는 점과 해외입국자의 코로나19 발병률이 낮다는 점 등을 들어 PCR 검사 폐지 등 입국 방역 조치 완화해달라며 방역당국에 꾸준히 요청했지만 이번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입국 전 PCR 검사와 입국 1일차 PCR 검사 조치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향후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사전 PCR 검사를 신속항원검사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방역당국의 PCR 검사 폐지라는 결정을 기다리던 항공업계는 또 다시 쓴물을 삼키게 됐다.한국과 비슷한 코로나 신규 확진자 규모를 보이고 있는 독일과 프랑스는 항공업 정상화를 위해 자가격리 면제는 물론 입국 시 PCR 검사도 폐지했다. 이미 많은 유럽 국가와 호주, 캐나다,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 등에서도 해외여행객에 PCR 검사와 자가격리를 없애는 추세다.한국 정부도 지난 6일 코로나19로 2년간 큰 타격을 입은 항공업을 되살리리겠다며 올 연말까지 국제선 운항 규모를 코로나19 이전의 50%까지 회복시키겠다는 계획을 내놨다.오는 5월부터 국제선 운항을 520편, 6월 620편으로 늘리고 7월부터 주 300회씩 증편을 거쳐 올 11월에는 주 2420회까지 확대한다는 내용인데, 정작 해외여행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PCR 검사는 유지된다.국내 입국 시 필수로 제출해야 하는 PCR 검사는 비용 면에서 큰 부담이다. 현지 PCR검사시 1인당 100~200달러(한화 약 12~25만원)가 필요하며 국내에서도 8~12만원의 검사 비용이 든다. 해외여행 사유로는 보험 적용도 되지 않기 때문에 온전히 자비 부담이다. 4인 가족의 경우 PCR검사에만 100만원을 지출하게 되는 것이다.절차도 번거롭다. 해외여행을 다녀올 경우 한국 귀국 전 PCR 검사를 진행해 음성 판정이 나와야 한다. 한국에 도착하면 1일차와 7일차에 각각 PCR 검사와 신속항원검사를 또다시 받아야 한다.업계의 반응은 냉담하다. 실제 현장에선 최근 항공권 문의는 많아도 PCR 검사 비용과 혹시 모를 감염으로 인한 격리 부담으로 결제까지 이어지는 비율은 높지 않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PCR 검사를 유지한 채로 운항 횟수를 늘려 봐야 과연 업황 회복에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지 의문이라는 것이다.항공업계는 코로나19로 2년간 하늘길이 닫히면서 생존에 직격탄을 맞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대형항공사(FSC)를 제외한 대부분의 저비용항공사(LCC)는 경영난에 허덕이며 유상증자로 간신히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항공사가 아무리 국제선 비행기를 많이 띄워도 수요 없이 텅 빈 비행기만 하늘길을 오간다면 정부가 내놓은 국제선 정상화는 허울뿐인 말잔치에 불과하다. 국가기간산업인 항공업의 위기 극복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하루 빨리 PCR 검사 폐지 조치가 시급하다. 우리가 PCR 검사냐 신속항원 검사냐를 두고 검토하며 망설이는 사이 이미 글로벌 항공사와 공항들은 저 앞을 달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