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위축에 1분기 이어 실적 쇼크 예상6개 증권사 당기순익 전년比 26% 감소 전망암울한 하반기에 1조 클럽도 요원…신저가 속출
  • 지난 1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도 암울할 전망이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영향으로 연초부터 증권사들의 비우호적 영업환경이 이어지면서채권 평가 손실과 증시 거래대금 감소로 인한 실적 타격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연결기준 주요 6개 증권사(미래에셋증권·한국금융지주·NH투자증권·삼성증권·메리츠증권·키움증권) 2분기 당기순이익 합계 추정치는 1조1961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삼성증권의 당기순익 감소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 2분기 순익은 전년 대비 32.4% 줄어든 1788억원이 될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전년 대비 30.6% 감소한 1877억원, 미래에셋증권은 29.3% 줄어든 2521억원의 당기순익이 전망된다. 키움증권도 전년과 비교해 26.6% 줄어든 1624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분기 어닝쇼크에 이어 2분기에도 증권사들의 실적 위축이 전망되는 이유는 금리 인상 여파로 증시 불황이 지속되며 주식 거래대금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16조9000억원으로,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코스피 지수가 3000선을 상회한 지난해 1월(42조100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증시가 위축되면서 기업공개(IPO) 잇단 흥행 실패로 관련 수익도 줄었다. 금리까지 오르며 역마진으로 인한 채권 운용 평가 손실이 더해졌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은 금리 충격과 주가연계증권(ELS) 운용 손익 악화 부담이 일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브로커리지 관련 이익의 감소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1분기보다 의미 있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시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대형 증권사들은 줄줄이 영업이익 '1조클럽'에 이름을 올렸지만 올해 분기 연속 실적 위축이 이어지면서 상황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의 올해 합산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5조1808억원으로 전년(6조8179억원)보다 24.0% 줄어들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1조2736억원), 미래에셋증권(1조2093억원)은 올해도 1조클럽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삼성증권(9213억원), 키움증권(8984억원), NH투자증권(8782억원)은 올해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진한 2분기 실적이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증시 하락까지 겹쳐지면서 증권주들은 52주 신저가를 쓰고 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500선 밑으로 내려간 지난 14일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유안타증권, 한화투자증권, 교보증권, SK증권 등은 신저가를 경신했다. 

    올해 내내 증권사들의 영업 환경이 유의미하게 개선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하반기 증권업종 전망은 대체로 암울하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 감소, 지수 하락에 따른 IPO 시장 위축으로 ECM(주식발행시장) 부문 수수료 수익이 감소세"라며 "최근 인건비와 원재료비도 증가했고 조달금리가 상승하면서 PF(프로젝트파이낸싱) 딜의 요구수익률 달성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통상 PF 딜 성사는 여러 분기에 걸쳐 수익이 인식되므로 당장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으나 신규 딜 확보가 어려워 향후 IB 수익 감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