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하나‧삼성물산‧KT 등 오후 2시경 유사한 패턴으로 하락예상 밖 포함 종목 비슷한 시간 상승…발표 전 유출 의혹 윤석열 정부 금융정책 상징 밸류업 정책, 시작부터 얼룩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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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금융정책의 역점인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 대표 방안 중 하나로 꼽혔던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시작부터 얼룩진 모습이다. 해당 지수의 선정 기준과 구성 종목이 공식 발표되기 전 외부에 새어나갔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한국거래소는 전일(24일) 밸류업 지수를 발표했다. 국내 기업 100종목(코스피 67개·코스닥 33개)으로 구성된 밸류업 지수는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국내 증시를 부양하기 위한 후속 조치다. 오는 30일부터 시장에 실시간으로 제공된다.거래소 측은 해당 지수를 통해 성장이 기대되고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기업을 선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오는 11월부터는 이를 기초로 한 선물,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이 대거 출시, 국내 증시에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 자금 유입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다만 밸류업 지수는 출범부터 시장의 우려를 낳고 있다. 편입된 기업 중 주주환원 또는 수익성과 거리가 먼 종목들도 다수 포진했기 때문이다.특히 해당 지수가 배당 유무만을 고려하다 보니 배당 수익률이나 성향은 참작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분법적인 주주환원 척도로 인해 질적 부분은 감안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더 큰 문제는 전일 밸류업 지수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됐던 종목 가운데 최종적으로 포함되지 않았던 일부 종목들이 특정 시간에 강한 매도세를 동반한 내림세를 보였다는 공통점이 확인됐다는 것이다.실제 전일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 POSCO홀딩스 등은 이날 오후 2시경 다량의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순간적으로 낙폭을 키웠다.이 외에 밸류업 지수에서 탈락한 삼성물산, KT 등도 동시간대에 유사한 패턴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종목들은 당초 다수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이번 밸류업 지수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한 종목이었다.증권업계와 투자자들 사이에선 이를 두고 다양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 가운데 밸류업 지수에 포함되지 못한 2개 종목이 하락했는데 해당 종목들만 같은 시간에 유사한 패턴으로 하락한 것은 기술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이다.반면 같은 시간 에코프로에이치엔, JYP Ent. 등 상승세가 강해진 종목도 확인된다. 해당 종목들은 밸류업 지수에 포함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지 않았던 종목들이었으나, 최종적으로 밸류업 지수를 구성하는 100개 종목에 포함됐다.이에 개인투자자 사이에선 이미 한국거래소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모습이다.거래소는 밸류업 지수가 시장에 영향을 끼치지 못하게 하도록 장 마감 이후에 편입 종목 명단을 공개했으나, 해당 종목들이 일제히 같은 시간 하락, 상승 등 변동성을 보이자 이날 밸류업 지수 종목을 발표하기 전 해당 명단이 유출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다.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증시 밸류업은 현 정부 금융정책의 상징과도 같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국무회의에서도 챙길 정도로 관심을 가지는 사안임이 분명하다.실제 윤 대통령은 앞서 "주식 시장 활성화를 위한 세제 개편은 국내 및 해외 자금 유입, 기업 자금 조달, 일자리 창출 등으로 이어져 자본가와 노동자가 '윈윈'할 수 있는 주식시장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하지만 이번 시세 왜곡 의혹으로 출발한 밸류업 지수는 시작부터 잡음을 일으키는 모습이다.밸류업 정책의 장기적 성공과 안착, 그리고 대한민국 주식시장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서라도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이 결단하고 철저한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