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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투, 사옥 매각 두고 노사 입장차…합의점 찾을까

회사 "자기자본 확충 통해 새 성장 동력 찾을 것" 노조 "임차 비용 부담 직원 전가…구조조정 우려"증권사 사옥 매각 추세…오피스 빌딩 현재 고점 시각도

입력 2022-06-23 10:09 | 수정 2022-06-23 10:21
신한금융투자가 최근 여의도 사옥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노사간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사옥 매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현실적인 실익을 두고 견해차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사옥 매각이 완료되면 자본 확충을 통해 수익 창출 능력이 덩달아 향상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노조 측은 회사가 임차비용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동시에 단기적인 이익을 내는 데 그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사옥 ‘신한금융투자 타워’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회사는 지난달 우선협상 대상자로 이지스자산운용과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신한금융투자 타워 매각대금은 6000억원대로 알려졌다. 회사는 장부가 대비 약 4000억원의 매각 차익을 남길 전망으로, 매각이 마무리되면 세후 3000억원 수준의 영업외이익 증가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매각이 완료되는 해당 분기 회사의 당기순이익에 반영된다. 또한 신한금융투자가 신한금융지주의 100% 자회사인 만큼, 신한지주 또한 당기순이익 증대 효과를 볼 수 있는 셈이다. 

신한금융투자는 건물을 팔아 유입되는 현금을 영업용 자본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자본 확충을 통해 기업금융(IB), 자기자본투자(PI)에서 새로운 수익 기회를 찾고, 신사업 추진에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노조 측은 사옥 매각이 직원들의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사옥을 매각할 경우 건물을 임차해 월세살이를 할 수밖에 없는데, 그 비용 부담이 결국 노동자에게 구조조정 형태로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다. 

윤기현 사무금융노조 신한금투지부장은 “임차 비용을 각 영업지점별로 부담하게 할 것”이라며 “비용을 지점 수익으로 메꾸지 못하면 적자 지점이 돼 지점 폐쇄로 이어질 수도 있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회사 측은 사옥 매각과 구조조정은 관련이 없는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사옥 매각 후 발생하는 월세가 영업조직에 직접적으로 전가될 일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이와 더불어 최근 불안정한 증시 상황에서 사옥 매각에 따른 자본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확실치 않다는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실물자산을 처분한 데 따른 실익이 불확실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최근과 같이 오피스 빌딩 가격 고점에 대한 인식이 확산하고 금리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사옥을 매각하는 것은 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증권사를 비롯한 국내 금융사들이 너도나도 부동산 매각에 나서는 데는 이유가 있다”라며 “30년 가까이 된 노후화된 건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신한금투는 괜찮은 매각 타이밍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노조는 나아가 이번 사옥 매각에 그룹 차원의 의도가 있다고 주장한다. 신한금융지주가 1등 금융그룹을 가리는 리딩뱅크 경쟁에서 라이벌인 KB금융그룹을 앞서고자 일회성 수익을 통한 ‘실적 부풀리기’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한지주가 만약 올해 2분기 내 사옥 매각을 마무리한다면, 2분기 추정 당기순이익이 기존 1조4000억원에서 1조7000억원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1조3000억원대를 순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KB금융을 웃도는 수준이다.

최 연구원은 “매각 협상의 진척 속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빠르면 2분기 중 관련 손익이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일회성 이익이기는 하지만 그룹 자본비율 상승 요인인데다 순익 확대로 인해 배당 여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신한금융투자가 사옥을 파는 것은 지주 이익과 상관없이 업계 추세를 따르는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 앞서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은 일찍부터 임차인으로 생활해왔으며, 메리츠증권과 KB증권은 각각 지난 2018년, NH투자증권은 2019년에 사옥을 매각하고 새 건물에 입주했다. 만약 신한금융투자가 임차인으로 전환한다면, 국내 10대 증권사 중 사옥을 소유하게 되는 곳은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등 3곳만 남게 된다. 
 
한편 신한금투는 사옥을 매각한 뒤 사학연금 서울회관으로 이전하는 방안 또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사학연금 서울회관은 오는 2023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재건축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신한금투가 사학연금회관으로 이전할 경우 렌트프리(월세를 일정 기간 무료로 면제해주는 계약조건)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지난해 여의도 포스트타워로 사옥을 이전한 이베스트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또한 사옥 이전 과정에서 1년가량의 해당 혜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렌트프리 혜택을 받을 경우 임차인의 초기 부담을 많이 줄일 수 있다”라며 “신한금투 입장에서 사옥을 이전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승빈 기자 hsbrobin@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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