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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회사 죽여서 직원 살리겠다는 SPC 파리바게뜨 불매운동

노사 갈등에 시민단체까지 '불매운동' 전개노동자 위한다면서 회사에 타격… 직원들 고용안정성 해쳐

입력 2022-07-19 16:22 | 수정 2022-07-19 16:35
민주노총 화섬노조 소속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노조가 회사를 상대로 투쟁을 벌이자 이를 지지하는 일부 시민단체들이 불매운동에 나서고 있다. 제빵기사들이 휴식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회사가 급여 인상 등 사회적 합의를 지키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다.

회사와 노조 양측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만큼 진실은 차치하더라도 시민단체가 벌이는 불매운동이 진정 노동자들을 위한 것인지는 의문이 적지 않다. 노동자들을 응원하겠다면서 그 노동자들이 일하는 일터를 짓밟겠다는 모순된 행위이기 때문이다.

불매운동은 말 그대로 잘못한 회사에 타격을 입히겠다는 것이다. 한국 국민의 민감한 감정을 자극했던 일본의 기업이 그랬고, 과거 국민의 건강과 환경을 해친 페놀 방출 기업이 거의 괴멸적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이번은 성격이 다르다. 이번 불매운동의 명분은 그 회사의 노동자를 돕겠다는 것인데, 불매는 결과적으로 해당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없애는 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회사 내에서 이러한 불매운동에 동조하는 노조도 마찬가지다. 노조의 목적은 해당 회사에서 일하면서 직원의 권리와 처우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회사가 어려워지고 없어진다면 노조도 권리를 주장할 수 없고 존재할 수도 없다. 불매운동으로 회사의 매출이 떨어진다면, 노조에서 주장하는 급여 인상이나 휴식권 증대를 위한 채용도 불가능해진다.

때문에 이런 상상도 가능하다. 자사 제품 불매운동이라는 초유의 발상이 가능한 것은 회사가 없어지더라도 이뤄야 할 또 다른 목적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실제 이들은 전체 5000여명의 노동자들 중 200여명의 노조원들이다. 나머지 4000명이 넘는 제빵기사들은 이 불매운동에 반대하고, 크게 분노하고 있다. 요구가 관철되지 않는다고 외부 세력과 결탁해 회사를 망하게 하겠다는 이들을 동료로 받아들이기 힘든 이들의 심정도 이해가 간다.

아쉬운 대목은 시민단체들이다. 이들은 4000여명의 목소리에는 눈을 감고 귀를 닫고 있다. 자신들의 불매운동으로 더 많은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는데도 200여명의 특정 노조의 주장에만 동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모순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이번 불매운동의 목적과 목표가 진정 노동자를 위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민주노총 화섬노조가 회사와 협상하고 있는 핵심 요구는 개별교섭권이나 전임자 증대 등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파리바게뜨를 향한 시민단체들의 불매운동은 명분도 목적도 모두 잘못됐다. 목적이 불순한 불매운동은 사회적 공감대를 불러일으킬 수 없으며, 오히려 시민단체 스스로 오점만 남길 뿐이다. 진정 노동자들을 위한다면 대다수의 노동자들이 원치 않는 불매운동을 멈추고 귀를 기울여야 한다.
강필성 기자 feel@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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