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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대형마트 온라인 배송, 막는 게 해답일까

대형마트 온라인 배송 규제 완화 기류에 소상공인 반발 커져'대형마트·전통시장' 대결 구도 깨져… '온라인·오프라인' 구도로 재편시장 변화에도 규제는 제자리… 다시 고민해야할 때

입력 2022-07-20 10:37 | 수정 2022-07-20 13:36

▲ ⓒ연합뉴스

오랫동안 분갈이를 하지 않은 식물은 통풍이 나쁘고 물이 고여 뿌리가 썩게 된다. 생육이 이어질 때마다 이에 맞춰 다른 화분으로 옮겨 심으면서 성장을 돕는 것이다.

시장 환경의 변화에 맞춰 관련 규제를 유기적으로 개선해야하는 이유도 이와 마찬가지다. 오래된 규제에 방치된 시장은 고사(枯死)하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형마트의 휴무일 온라인 배송에 대한 규제 완화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의 불공정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유통 대기업의 사업 범위가 확장될 경우 골목상권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다.

현재 대형마트는 한 달에 두 번 있는 의무휴업일에 점포를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 주문 배송을 할 수 없다. 유통산업발전법 제정 이후 오프라인 영업 규제를 온라인 사업에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맞다는 법제처의 유권해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2012년 당시 유통산업발전법이 제정된 이유에는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보호가 있다. 대형마트가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몸집을 키우자 소상공인들을 보호해야한다는 여론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소상공인들이 터전인 전통시장을 활성화해 대형마트 등과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지원인 것이다.

‘명분’은 확실했지만 효과는 의문부호만 남겼다. 소비자들은 대형마트 휴무일에 전통시장을 찾는 것이 아니라 미리 대형마트를 찾았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전통시장 전체의 일 평균 매출은 의무휴업이 시작된 2012년 4755만원에서 2015년 4812만원으로 1.19% 오르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도 평균 1.1% 오르면서 사실상 반사이익 효과는 없었다.

10여년이 지난 지금 시장과 소상공인을 가장 위협하는 존재는 대형마트가 아닌 이커머스 업체다. 유통산업발전법의 규제 적용을 받지 않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수요가 폭발적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새벽배송을 통해 소비자들은 집에서도 신선식품을 비롯한 생활편의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시장은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대결이 아닌,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대결 구도로 재편됐다.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대결은 이미 구시대적 프레임이 됐다. 대형마트의 휴무일 온라인 배송은 소상공인의 위협이 아닌, 대형마트의 ‘숨 구멍’이다.

시장 상황이 바뀐 만큼 이 오래된 대결 구도도 다른 시각으로 봐야 한다. 전통시장과 소상공인들의 생존을 위해서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는 지원 등으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공공앱을 통해 전통시장의 온라인 배송을 지원하고, 지역특색을 갖춘 상품을 개발해야한다. 소비자들에게 일부러 찾아가고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실타래처럼 얽혀있던 규제가 조금씩 풀리고 있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오프라인 시장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조현우 기자 akgn@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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