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250만호+α 공급대책 순연…"호우피해 대처"면제금액↑·부과율 조정 등 '재초환' 부담금 개편 관심吳 '고품질 임대주택' 열공…전문가 "근간은 민간참여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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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주택공급이 민간과 공공이 균형을 이루며 투트랙으로 진행될지 주목된다. 정부가 민간주도의 재건축·재개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서울시가 고품질 공공주택으로 주택시장의 공극을 메울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애초 정부는 9일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주택 250만호 플러스알파(+α)' 공급대책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중부지방에 쏟아진 집중호우에 대처하기 위해 이를 전격 연기했다. 국토교통부는 "추후 발표 일정 등을 다시잡아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발표안에는 도심내 주택공급 확대는 물론 윤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청년 원가주택, 역세권 첫집 공급 방안 등이 담길 예정이었다. 지난 4일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은 브리핑에서 "이번 공급대책은 새 정부의 주택공급 청사진을 발표하는 것"이라며 "이전 정부에 있던 물량 중심의 단순 공급계획이 아니라 수요자 중심으로 국민의 주거안정과 삶의 질에 주안점을 두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
시장은 특히 도심내 주택공급의 열쇠이면서 앞으로 재건축의 사업성을 좌우하는 중대 변수가 될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손질여부에 관심이 쏠린다.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도입됐으나 부동산 침체기 등을 거치며 시행이 유예됐던 재초환은 문재인 정부인 2018년부터 부담금 예정액 통지가 본격화되며 재건축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재초환은 재건축추진위원회 승인 시점부터 준공까지 사업기간에 오른 집값(공시가격 기준)에서 건축비 등 개발비용과 평균 집값 상승분을 뺀 초과이익이 3000만원을 웃돌면 초과분에 대해 10∼50%까지 세금을 매겨 환수하는 장치다. 문제는 직전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로 집값이 급등하면서 통보된 재초환 예정액이 기대치를 훌쩍 벗어났다는 점이다. 지난달 예정액이 통보된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재건축단지의 재초환부담금은 가구당 7억7000만원이다. 이제까지 통보된 예정액중 최고액이다. 이는 애초 조합이 예상한 4억원보다 2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정부는 가구당 많게는 수억원에 달하는 부담금을 낮춰주기 위해 이번 대책에 개선안을 담을 예정이다. 현행 3000만원 이하인 부담금 면제기준을 1억원으로 올리고 초과이익 구간별로 최대 50%인 부과율을 낮추는 방안이 거론된다. 재건축 종전가액 평가 시점을 '추진위'에서 '조합설립인가'로 늦춰 부담금을 부과하는 사업기간을 단축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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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정부가 규제 완화를 통한 민간건축 활성화를 추진하는 사이 서울시는 공공주도의 주택공급에 드라이브를 걸것으로 보인다. 해외출장에 나섰던 오세훈시장은 지난달 30일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과 함께 캄풍 애드미럴티와 풍골 에코타운 등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공공주택단지를 찾아 고품질 임대주택 공급 계획을 다듬었다.도시국가인 싱가포르는 인구의 82%쯤이 공공주택에 산다. 싱가포르주택개발청(HDB)은 월소득 1만4000달러(1800만원쯤)이하 중산층에 토지임대부 방식으로 주택을 건설해 공급한다. 공공보유 물량은 전체 분양주택의 78.7%를 차지한다.오 시장은 특히 HDB의 'PLH'(Prime Location Housing)정책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PLH는 도심 등 접근성이 좋은 곳에 고품질의 직주근접 아파트를 공공주택으로 저렴하게 공급해 중·저임금 근로자가 살 수 있게 하는 주택공급 프로젝트다. 오 시장은 "저소득 근로자를 위해 도심내 과감하게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PLH 모델은 서울시의 정책 방향과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일각에선 이를 두고 원희룡 장관이 이끄는 국토부의 민간주도와 오 시장이 구상하는 공공주도의 주택공급 계획이 엇박자를 내는 것 아니냐는 견해도 없잖다. 오 시장의 관심 정책이 공공주도의 주택공급을 밀어붙였던 변창흠 전 국토부 장관의 그것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그러나 원 장관과 오 시장이 불협화음보다는 큰틀의 공감대 안에서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할 거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정부의 규제완화를 신호탄으로 주택공급 정책의 한축을 맡는 서울시가 상호 보완적 관계를 유지하면 윤 정부 주택공급정책에 탄력이 붙을 거라는 것이다. 건설정책분야의 한 전문가는 "오 시장은 과거 시장 시절부터 주택공급 관련 정책에 큰 변화가 없는 편"이라면서 "용적률 등을 조정해 사업성을 높이되 공공에 기여할 수 있게 기부채납 받는 방식이 큰 골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그 근간은 민간에서 많이 (공급)하는 것"이라며 "다만 그 결과물을 위해 공공이 일정부분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원 장관과 오 시장의 엇박자를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