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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주거대책]선언에 그친 재건축 규제완화…리모델링 확산 전망

구조 안전성 비중 줄여 안전진단 문턱 낮출 예정구체적 적용 방법-시기 등 연내 발표… 불확실성 대두초과이익환수제 등 재건축 규제 여전… "리모델링 선회 모양새"

입력 2022-08-16 11:55 | 수정 2022-08-16 12:03

▲ 자료사진. 옛 호수아파트(우)를 2개층 수직증축한 '밤섬 쌍용예가 클래식'. ⓒ쌍용건설

"새 정부 첫해인 만큼 규제 완화로 인한 급격한 집값 변동은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규제 완화를 완급 조절하면서 점진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시기가 구체화하지 않은 만큼 준공 20년 안팎의 단지들은 재건축보다 리모델링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정부가 '국민 주거안정방안 실현방안' 중 하나로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정상화에 본격 착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부동산시장에서 기대를 모았던 안전진단 기준을 비롯한 규제 완화에 대한 세부사항 발표가 미뤄지면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리모델링 추진이 속도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국토교통부는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 가운데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정상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방자치단체 협력을 통해 신규 지정을 활성화하고, 관련 제도 개선도 병행해 정상화하겠다는 것이다.

5년간 목표는 2018~2022년 12만8000호에 비해 72%(9만2000호) 늘어난 22만호 규모의 정비구역을 추가 지정할 계획이다.

특히 높아진 주거환경 수준 등을 고려해 안전진단 평가항목 가운데 구조 안전성 비중(50%)에서 주거의 편리성과 쾌적성에 좀 더 중점을 두며 해당 비중을 30~40%로 낮추고 주거환경, 설비 노후도 배점을 상향한다는 방침이다. 구조 안전성은 건물 기울기, 내구력, 기초 침하 등 아파트 구조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는 것이다.

또한 '공공기관 적정성 검토' 역시 지자체가 요청하는 경우에만 시행하는 방안으로 개선한다. '공공기관 적정성 검토'는 민간 안전진단 결과 조건부 재건축 판정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시설안전공단 등 검토 후 최종 결정하는 것이다.

앞서 문재인 정부 당시 재건축이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2018년 구조 안전성 비중을 상향(20→50%)하고 '공공기관 적정성 검토'를 도입하면서 안전진단 통과율이 대폭 저하된 바 있다.

실제 서울의 경우 개정 전 3년간 56곳이 안전진단을 통과했으나, 개정 후 3년 동안은 통과한 사업지가 다섯 곳에 불과했다.

이와 함께 광역시장 등 정비구역 지정권자에게 국토부와 협의를 거쳐 항목별 배점에 대한 상·하향 권한을 부여해 지자체의 재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개선안의 적용 범위 및 시행시기 등 향후 시장 상황을 자세히 모니터링해 연내 개선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부동산시장에서는 안전진단 규제 완화와 관련된 세부 내용 발표가 불투명해진 만큼 리모델링을 통해 사업을 빠르게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조합 출범이 완료된 리모델링 추진 단지는 131개로, 지난해 상반기 78개 단지보다 67.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달 대전과 경남 창원시에서 리모델링 추진단지 연합회가 출범하는 등 수도권에 집중되던 리모델링 추진이 지방으로 확산하고 있다.

창원에서는 7월27일 '성원토월 그랜드타운' 등 리모델링 주택조합 3곳과 리모델링 추진위원회가 구성된 7곳 등 10개 단지가 리모델링 연합회를 발족했다.

아파트 노후화 58%로 전국 평균 48%보다 높은 대전에서도 7월 초 △국화 △청솔 △엑스포 △황실타운 아파트를 중심으로 대전 리모델링 연합회가 설립됐으며 참여 단지들이 늘고 있다.

서울에서는 송파구 거여5단지 1차 안전진단 용역이 발주됐으며 가락쌍용1차도 리모델링을 위한 2차 안전진단을 진행하고 있다. 오금역 인근 가락쌍용2차도 리모델링 조합 설립을 추진 중이다.

목동에서도 리모델링 추진단지들이 속도를 더하고 있다. 목동신시가지 1단지 맞은편에 있는 목동 우성은 최근 '증축형 리모델링 1차 안전진단 용역' 공고를 내고 안전진단 절차에 돌입했다. 바로 옆 단지인 우성2차는 지난해 말 안전진단을 통과한 상태다.

목동한신청구와 목동현대는 리모델링 주택조합 설립을 눈앞에 두고 있다. 두 단지는 최근 관련 사업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밖에 동작구 사당동 일대 우성2·3차, 극동, 신동아4차 아파트의 통합 리모델링이 추진되고 있고 영등포구 현대1~3차, 5~6차, 대원칸타빌, 두산위브 등 단지들도 통합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 중이다.

조합들이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요인은 재건축 사업보다 간단한 절차에 있다. 리모델링은 ▲조합 설립 ▲안전진단 ▲건축 심의 ▲행위허가 ▲이주·착공 ▲입주 순으로 진행된다.

재건축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아파트 준공 연한 30년을 넘겨야 하지만, 리모델링의 경우 15년 이상이면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안전진단 D등급 이하인 경우 사업이 가능한 재건축과 달리 리모델링은 C등급 이상으로 안전성이 높아야 진행할 수 있다.

사업성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리모델링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을 받지 않아 조합 분담금이 비교적 작다.

업계에서는 이날 초과이익환수제도 손 볼 것으로 예상했지만, 국토부 측은 법률 개정 사안인 만큼 국회 통과 과정에서 논란을 없애기 위해 9월에 세부 감면안 발표 후 관련 법안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수직증축을 통해 30가구 미만을 분양할 경우 분양가상한제 적용도 피할 수 있다. 실제 올해 수직증축으로 29가구를 일반공급한 서울 송파구 '성지아파트(잠실 더샵 루벤)'의 3.3㎡당 분양가는 6500만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에 달한다.

게다가 재건축 규제 완화 방침이 실제 시장에 언제 적용될지도 미지수다.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부동산시장이 침체된다면 기대하는 만큼 초과이익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다. 이에 실질 수요가 리모델링 시장으로 집중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리모델링이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이제는 하나의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다"며 "더 이상 낡은 아파트의 주거환경을 참아가면서 재건축을 기다리지 않고 당장이라도 바꾸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재건축 규제 완화시 기타 제반 상황에 따라 분위기가 바뀔 수도 있지만, 재건축 사업성이 크지 않은 상황인 만큼 상대적으로 사업 기간이 짧고 규제가 약한 리모델링 사업으로 선회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성재용 기자 jay1113@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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