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 형 박철완과 '경영권 분쟁' 속 입지 높여와NB라텍스 중심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달성 기여석유화학업 넘어 'ESG경영 강화-신성장동력 육성' 등 변화 관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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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금호석화)의 차기 회장인 박준경 부사장의 어깨가 한층 더 무거워졌다.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이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에서 제외되면서다. 박 회장의 경영 활동 제약이 지속됨에 따라 박 부사장의 경영능력과 리더십에 이목이 쏠리고 있는 이유다.정부는 최근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를 발표했다. 특사 대상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경제인 4명이 포함됐다. 함께 유력하게 거론됐던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의 이름은 없었다.정부는 "범국가적 경제위기 극복이 절실한 상황인 점을 고려해 적극적인 기술투자와 고용창출로 국가의 성장동력을 주도하는 주요 경제인들을 엄선하여 사면 대상에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정부가 경제 위기 극복 차원에서 다수 경제인을 사면할 것이란 기대가 나왔었지만, 소폭에 그쳐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박 회장은 지난 2018년 11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위한반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확정받았다.이 때문에 박준경 부사장 중심 경영체제로의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었다.박 회장의 장남인 박준경 부사장은 지난달 21일 열린 금호석화 임시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 진입하면서 그룹 지배력을 강화할 기반을 마련한 것.선임 이후 박 부사장은 "경영진 및 전 임직원은 한 마음 한 뜻으로 주주가치 제고라는 기업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동안 박 회장은 조카인 박철완 전 금호석화 상무와 경영권 분쟁을 빚어왔다. 박철완 전 상무는 2020년 1월 박 회장 일가와의 지분 공동 소유 계약을 해지하며 경영권 분쟁을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 7월 주총에서 소액주주들을 비롯해 캐스팅보터인 국민연금마저 박 부사장을 밀어주면서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종식됐다는 평가다.금호석화 관계자는 "새롭게 금호석유화학을 이끌어 갈 경영진에 대한 신뢰의 표현인 동시에, 명분도 실리도 없는 경영권 분쟁 프레임에 대한 피로감이 표출된 결과"라고 밝혔다.재계 안팎에서는 박 부사장의 경영능력에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박 부사장은 지난 2010년 금호석화에 입사한 이후 경영 수업을 통해 승계 스토리를 쌓아온 인물로 통한다. 실제 해외영업팀 부장과 수지해외영업 상무, 수지영업담당 전무 등을 거치며 주요 사업을 두루 경험했다.금호석화의 효자 사업으로 떠오른 'NB라텍스' 생산 확대도 박 부사장이 직접 주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NB라텍스는 의료용 고무장갑의 원료로 사용되는 소재로,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수요가 급증했다. 이에 매출은 늘었지만, '반짝 효과' 우려로 생산능력 확대에 소극적이었다.그럼에도 박 부사장은 2560억원 규모의 생산설비 증설을 추진했다. 그 결과 금호석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224.3% 늘어난 2조4068억원을 기록, 10년 만에 최대 실적을 냈다.덕분에 금호석화는 연간 71만t의 NB라텍스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시장점유율은 35%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박 부사장은 공로를 인정받아 건자재사업부를 제외한 모든 영업을 총괄하는 영업본부장에 올랐다.하지만 여전히 산적한 과제들이 놓여있다.금호석화는 기존 석유화학업을 넘어 ESG경영 강화-신성장동력 육성 등을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5년간 6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박 부사장의 안정적인 리더십과 강한 추진력이 요구된다.최근 악화한 시황도 극복해야 할 난제다.지난해 사상 최대 흑자를 냈던 금호석화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절반 이상 줄었다. 경기침체 우려와 전방산업 수요 감소 등의 영향이다. 3분기도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한 업계 관계자는 "박준경 부사장이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회사 호실적에 큰 기여를 했다”며 “영업본부장으로서 실전 경험을 많이 쌓았기에 기대되는 부분이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