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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S-OIL)의 2단계 석유화학사업인 '샤힌 프로젝트'가 시행 초읽기에 들어갔다.
아랍어로 '매'를 뜻하는 '샤힌 프로젝트'로 명명된 에쓰오일의 2단계 석유화학 프로젝트는 7조원 규모로, SC&D(스팀크래커 및 올레핀 다운스트림) 구축과 에쓰오일의 모회사인 아람코가 개발한 TC2C(원유를 석유화학 물질로 전환)기술 도입으로 구성됐다.
11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의 최종투자승인(FID)을 올해 마치고 2026년 시설을 준공할 계획이다. 울산 산업단지 내 에쓰오일 공장 부지에 들어선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샤힌 프로젝트는 연내 FID를 완료할 계획"이라며 "2026년 상반기에 건설을 완료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핵심은 스팀크래커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이다. 전자는 나프타와 부생가스를 원료로 연간 180만t 규모의 에틸렌 및 기타 석유화학 원재료를, 후자는 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 등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한다.
에쓰오일은 이를 통해 석유화학 비중을 생산물량 기준 현재 12%에서 25% 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주력 제품인 산화프로필렌, 폴리프로필렌 등 올레핀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올레핀은 플라스틱, 합성섬유, 합성고무 등 생활 전반에 필요한 다양한 제품의 소재로 쓰이며 '석유화학산업의 쌀'이라고 불린다.
원유를 곧장 석유화학 물질로 전환하는 아람코의 신기술도 적용될 계획이다. 원유를 끓여 정제하는 과정이 단축돼 탄소배출 저감과 수익성 증대 효과를 볼 수 있다.
최근 유가와 정제마진이 하향세로 접어들자, 정유사들은 정유사업 비중을 줄이는 등 석유화학사업으로의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석유화학사업은 정유사업과 반대로 유가가 낮을수록 이익이 커지는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8월 다섯째 주 기준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6.09 달러다. 6월 넷째 주 배럴당 29.5 달러 대비 80% 이상 내려갔다.
국제유가도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귀하는 모습이다. 지난 9일 기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86.79 달러에 거래됐다. 올 3월 120 달러 대비 대폭 하락한 가격이다.
이에 국내 최대 정유사인 SK에너지의 경우,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 내 6만6747.4㎡에 친환경 저탄소 석유화학제품 생산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SK에너지는 오는 2024년 12월 30일까지 공장설립을 위한 부지조성을 마칠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중질유 분해설비(HPC)를 통해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 등의 대규모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GS칼텍스도 지난해 말부터 에틸렌과 폴리에틸렌을 생산하는 올레핀 복합분해설비(MFC) 가동을 시작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유사업과 석유화학사업을 균형 있게 갖춰 실적 안정성을 더욱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