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운용사 전직 대표 5명 출사표나재철 회장 연임 도전 가능성 커어려운 업계 환경…강한 리더십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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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앞으로 다가온 제6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 후보자들이 속속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증권사 대표 출신 세 후보와 자산운용사 대표 출신 두 후보 등 총 5명의 후보가 공식 출마 의사를 밝힌 가운데 현직인 나재철 회장의 연임 도전 가능성까지 더해지면서 선거를 앞두고 분위기는 한층 달아오르고 있다.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고 조만간 별도의 이사회를 통해 회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 등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절차를 개시하기로 논의했다. 공식적인 선거는 11월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은 잇따라 출사표를 밝히고 있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힌 이들은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 전병조 전 KB증권 대표 등 증권사 전직 대표 3명과 구희진 전 대신자산운용 대표,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등 운용사 대표 출신 2명 등 5명이다.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는 지난 1983년 대우증권에 입사해 IB 사업본부 본부장, 자산관리영업본부 본부장을 거쳤으며 2005년 교보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3년간 대표이사직을 역임했다. 다만 김 대표는 나재철 회장의 거취에 따라 경우 출마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는 입장이다.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는 1986년 동양증권에 입사해 투자전략팀 팀장과 리서치센터 센터장, 경영기획부문장을 거쳐 2013년 동양증권 대표에 올랐다. 지난 2013년 동양사태 위기 당시 소방수로 투입돼 경영 정상화를 이뤘다. 윤 대통령의 자본시장 인맥으로 꼽히는 친목모임 '충여회' 멤버다. 충여회는 충암고 출신 50여명 안팎의 여의도 금융권 출신으로 구성된 모임이다.전병조 전 KB증권 대표는 행정고시 29회 출신으로 재정경제부와 해양수산부를 거쳐 기획재정부 본부국장을 역임했다. 지난 2008년 NH투자증권 IB부문 전무, KDB대우증권 IB부문 대표 부사장을 거쳐 KB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초대 KB증권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지난 2017년 한국거래소 사외이사로 선임된 바 있다. 전 전 사장은 관과 업계를 두루 거치면서 폭넓은 인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구희진 전 대신자산운용 대표는 대신증권과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로 근무했다. 대신증권 리서치 센터장, 홀세일사업단장, 부사장을 지냈다. 업무 성과를 인정받아 2015년부터 지난 6월까지 대신자산운용 대표를 역임했다.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는 대한투자신탁(현 하나증권)에서 리테일과 퇴직연금 사업부를 이끌다가 지난 1999년 미래에셋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지난 2011년부터는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사장을 지냈다. 이후 미래에셋자산운용 상장지수펀드(ETF) 부문 대표를 거쳐 2016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지내고 현재 고문을 맡고 있다.이번 협회장 선거는 이들 다섯 후보를 포함해 6파전 양상을 띨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아직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대신증권 대표이사 사장 출신 나재철 회장 역시 연임에 도전할 가능성을 높다는 분석이다.나 회장은 지난 2019년 선거에 출마하면서 "연임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지만 사석에선 일찌감치 연임 도전에 대한 의사를 밝혀온 것으로 전해진다.최근 나 회장은 임기 만료를 두달 여 앞둔 지난 20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만나 증권사를 위한 시장 안정화 대책을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선 이같은 행보가 연임을 고려한 표심몰이라는 해석이 나온다.만약 나 회장이 연임에 도전할 경우 '현직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어 유력한 후보로 등극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다만 임기 동안 나 회장에 대한 업계 평가는 엇갈린다.협회 숙원 사업이던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출시 등 성과도 적지 않았지만 업계에 큰 타격을 미쳤던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 정작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나 회장은 대신증권 대표 시절에 터진 라임 사태에 대한 내부통제 부실 책임으로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로부터 직무 정지 중징계 처분을 받은 상태다.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현 정부 들어 펀드 재조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시장 환경 등 여러모로 금융투자업계가 힘든 상황"이라면서 "금융당국과 유연히 소통하고, 적극적으로 협회를 이끌어갈 강한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