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兆 위기대응펀드 조성…중소선사 유동성 공급해진공, 2026년까지 50척 확보…국적선사에 임대부산항發 한국형 컨테이너 운임지수 이달부터 매주 발표정부, 시황변동 따른 해운산업 경쟁력강화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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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해운업 피크아웃(고점 통과후 하락)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고 제2의 한진해운 사태를 막고자 위기대응펀드 등 3조원 규모의 안전판을 마련한다. 중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해 친환경선박 건조를 위한 금융조달방식도 다변화한다. 이를통해 오는 2027년까지 해운 매출액 58조원, 원양 선복량 130만TEU(1TEU는 6m 컨테이너 1개)를 달성한다는 목표다.해양수산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4일 열린 비상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시황 변동에 따른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했다.해운업은 한진해운 파산 등의 여파로 2016~2020년 적자행진을 하다 지난해 110억4000만 달러 흑자로 전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소비재 수요가 늘고 세계 주요 항만의 정체 등 물류난으로 해운운임이 급상승한 게 컸다.문제는 호황기가 지나면서 피크아웃 우려가 나온다는 점이다. 한국관세물류협회에 따르면 15개 컨테이너 운송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28일 1697.65로 전주보다 81.04포인트(p) 내렸다. 연중 최저치로, 19주째 내림세다. 1년 전(4567.28)보다 63% 폭락했다.설상가상 내년도 선박공급 증가율은 8.1%로 물동량 증가율 2.5%를 웃돌 전망이다. 북미, 유럽으로 가는 물동량의 증가폭이 둔화해 컨테이너 해상운임은 당분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운임이 내리면 흑자폭이 줄면서 해운업이 어려움에 부닥칠 수 있다. 정부가 이번 대책을 내놓은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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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중소선사 경영 안전판 마련 △시황 분석 고도화 △산업기반 확충 △친환경·디지털 전환을 대책으로 제시했다. 먼저 3조원 규모의 국적선사 경영 안전판을 마련한다. 고위험 선사 구조조정, 인수·합병(M&A), 환경규제 대응 등을 지원하기 위한 위기대응펀드를 5000억~1조원 규모로 조성한다. 중소선사에 대한 투자요율·보증료율을 대폭 내려 2500억원을, 유동성 공급을 위한 긴급경영안정자금 500억원을 각각 지원한다.또한 1조7000억원을 투자해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가 2026년까지 최대 50척의 선박을 확보하고 국적선사에 빌려주는 공공 선주사업을 추진한다. 아울러 해진공 자본금을 확충하고, 한국형 해운동맹(K-얼라이언스)을 통해 중복항로를 조정하는 등 중소선사 간 협력을 강화한다.해운시황 분석도 고도화한다. 중국 상해에서 출발하는 운임을 지수화한 SCFI를 대체하는 부산항발(發) 한국형 컨테이너 운임지수를 이달부터 매주 공표한다. 선종·항로·규모별로 선사를 구분하고 그룹별로 맞춤형 위기대응체계도 구축한다.중장기 경쟁력 확보 방안도 병행한다. 우수 선화주 인증제 대상을 넓혀 선·화주 상생을 유도하고, 국적선사·업종별 화주협회 간 장기운송계약을 지원해 중소 화주의 안정적 수출기반을 마련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중소 화주들이 최대 30%의 물류비를 아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액화천연가스(LNG) 등 전략물자의 국적선사 운송 비중도 높인다.내년부터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가 시행되면 친환경 선박 신조가 급증할 거로 예상되는 만큼 선박 금융조달방식도 다변화한다. 내년 상반기에 민간 선박금융 활성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해외 주요 거점 항만의 터미널, 공동물류센터에 대한 투자도 확대한다. 선원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국인 선원 수급체계 개편 등 선원 수급 로드맵도 연내 마련한다.끝으로 친환경·디지털 전환도 지원한다. IMO와 협업해 미래연료 사업화 방안을 모색하고, 저·무탄소 선박의 기술개발·상용화를 추진한다. 공공·민간 선박 528척을 차례로 친환경 선박으로 전환하고, 탈탄소 항로 구축 등 녹색해운을 선도한다는 구상이다. 자율운항선박 상용화, 2026년 광양항 완전 자동화항만 구축도 추진한다.이를 통해 정부는 2027년까지 해운 매출액 58조원, 국적선대 1억2000만t, 원양 선복량 130만TEU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지난 3년간 호황기를 맞은 해운산업의 대외 여건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면서 "HMM 등 국적선사가 그동안 현금성 자산을 축적해 경영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작지만, 운임이 더 떨어지면 아시아 항로를 오가는 중소선사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만큼 선제 대응으로 위기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