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 4분기 당기순익 전년比 28.6% 감소 전망일부 비상경영체제 돌입…판관비 감축·지출 최소화주식시장 부진 속 채권시장도 비상…리스크 관리 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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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올해 3분기 지난해 절반 수준의 실적 성적표를 받고 있는 가운데 4분기 실적도 암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증권사들은 판매관리비를 줄이며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주식시장 거래대금 감소가 지속되는 와중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둘러싼 우려까지 확대되면서 긴축 경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한국금융지주·삼성증권·메리츠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4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 합은 9158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100억원) 대비 24.3%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키움증권의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36.8% 줄어들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어 NH투자(-26.4%), 한국금융(-24.8%), 미래에셋(-21.0%), 메리츠(-20.4%), 삼성(-13.6%) 순이다.

    올 상반기만 해도 연말이 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국내 증시가 반등 국면을 맞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그러나 증시 침체와 더불어 레고래드발 단기 자금시장 경색 악재가 겹치면서 이에 따른 수익 하락 기조가 거듭되고 있다. 

    이로써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할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이 유일할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 추정 미래에셋증권의 올 한해 영업이익은 1조391억원 수준으로 업계 1위 가능성이 크지만, 전년 대비 이익 규모는 30%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는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해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5곳이 증시 호황에 힘입어 최대 실적 행진을 기록,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바 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증시 거래대금이 감소하면서 수익 악화가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이 냉각되면서 PF 부문의 수익도 급감할 것”이라며 “이와 더불어 레고랜드발 자금경색이 발생하면서 증권업계 전체의 리스크로 확대됐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불투명한 시장 상황을 고려해 비용 절감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이미 중소형 증권사들은 속속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고 있다. 

    실제 케이프투자증권은 지난 1일 법인영업부와 리서치사업부를 폐지하기로 공식 결정했다. 해당 본부 임직원 30여 명에게는 재계약 불가가 통보됐다. 회사 측은 “이전부터 법인사업과 리서치 조직을 계속 유지할지 고심한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또한 지난 9월부터 연말까지 임원의 월 급여 가운데 20%의 지급을 유보하고, 지원 부문과 영업 부문의 업무추진비를 삭감하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이밖에 여의도 증권가에선 일부 증권사의 감원 비율이 담긴 정보지가 유포되면서 감원 공포가 번지기도 했다. 다만 대다수 증권사는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하는 상황이다. 

    증권사를 둘러싼 환경에 대한 우려감은 가시지 않는 모양새다. 증권 업황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실적 우려가 생각보다 오랫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경상적인 업황은 둔화 지속 중이고 부동산 PF 관련 건전성과 성장 둔화 우려, 비시장성 자산의 손실 인식 가능성도 높아 하반기 내 주가 상승 여력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규제 변화 등 주가 모멘텀이 부재한 가운데 본격적인 투자 의견 상향을 위해서는 금리의 방향성 전환 시그널 확인이 필요하다”라며 “시기적으로는 연말 정도부터 관심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