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 증권사 16명 CEO 올해 말·내년 초 임기 만료올해 실적·업황 전년比 악화…연임 악재 작용 전망CEO 교체 카드 예측 속 안정 택할 것이라는 예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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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인사 시즌을 맞아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거취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다수의 CEO가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지만, 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 것인지는 여전히 미지수다.지난해의 경우 증시 활황으로 증권사들이 저마다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면서 대다수 CEO들이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주식시장이 침체에 빠지며 증권사들의 실적이 크게 하락한 만큼 실적에 따른 연임의 적격성을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키움증권 등 6개 대형 증권사 8명의 CEO는 올해와 내년 초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와 이영창 신한투자증권 대표는 올해 12월 말 임기가 만료된다. 최현만·이만열 미래에셋증권 대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이은형 하나증권 대표,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는 내년 3월 임기를 마무리한다.이밖에 ▲교보증권 ▲다올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현대차증권 ▲BNK투자증권 ▲DB금융투자 ▲IBK투자증권 ▲SK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의 CEO도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이달 말 조직개편을 포함한 정기 인사를 단행할 예정인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최현만·이만열 대표의 무난한 연임이 점쳐진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올해 인사에서 큰 변화를 두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실제 미래에셋증권은 대규모 채권평가손실이 발생한 경쟁사들과 달리 금리 상승에도 채권 운용 부문에서 선방, 준수한 실적을 내고 있다. 회사는 증권사 중 올해 유일하게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할 것으로 예상된다.정일문 대표는 5연임에 도전한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올해 3분기까지 실적 저하와 함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태지만, 그 또한 연임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2018년 취임 이래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최대 순이익을 경신한 만큼 그 공을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투는 한번 대표이사직을 맡으면 단기 실적에 연연하지 않고 최대한 믿어주는 분위기”라며 “실제 정일문 대표는 내부에서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지난해의 경우 대다수 CEO가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증시 호조에 힘입어 저마다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면서다. 이 가운데 일부 대표들의 발목을 잡았던 라임·옵티머스 등 환매 중단 펀드와 관련한 리스크가 일시적으로 해소되면서 이들도 무난히 연임을 확정했다.그러나 올해는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증권사 대부분이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든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고, 일부의 경우 업황이 악화된 하반기 들어 본격적인 위기관리 모드로 들어섰기 때문이다.이는 주식시장 침체로 거래대금이 현저히 감소해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이 저조한 데다 투자은행(IB) 부문도 부진한 영향이다. 여기에 강원도 레고랜드 발 부동산 PF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에 따른 자금시장 경색 여파가 찬물을 끼얹었다.업계에서는 예년과 달리 실적만으로 CEO의 연임 여부가 결정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한 증권사 관계자는 “올해의 경우 증권사 모두가 공통으로 실적이 급감한 점이 고려될 것으로 전망한다”라며 “단순히 실적을 놓고 판가름하기보다는, 최근 증권업계에 불거진 각종 리스크를 해결하고 위험 요소를 방어할 수 있는 적격자를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특히 국내 증시를 둘러싼 불안정한 환경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이어지면서 CEO 교체보다는 현행 체제를 유지하는 안정 카드를 택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녹록지 않은 업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대부분 변화보다는 안정을 유지하는 인사를 선택할 것”이라면서도 “인사는 그 누구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일인 만큼 연말까지 지켜봐야 한다”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