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라면세점 수수료 경쟁 중… 각 124%, 118% ↑올해 면세점 수수료 사상 최대 경신 전망… 4조원 훌쩍'다이궁' 현금 돌려받는 '백마진'도 수수료 급증 요인으로
  • ▲ 공항 면세점의 모습.ⓒ뉴데일리DB
    ▲ 공항 면세점의 모습.ⓒ뉴데일리DB
    올해 면세업계가 중국 보따리상(다이궁·代工)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국내 면세업계의 1, 2위를 다투는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의 수수료 항목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3분기 누계 수수료는 전년 대비 2~3배 증가한 지난해보다도 2배 이상 증가한 상황.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양사가 다이궁에 지급하는 수수료는 4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이는 두 면세점 매출의 절반에 육박한다.

    21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와 호텔신라의 3분기 수수료는 폭발적인 증가세가 이어지는 중이다. 

    호텔롯데의 3분기 지급수수료는 총 62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6% 증가했다. 이마저도 증가세는 소폭 줄었다. 3분기 누계 지급수수료는 총 1조9001억원으로 전년 3분기의 8479억원보다 2배 이상 늘었다. 

    호텔신라의 사정도 비슷하다. 호텔신라는 3분기 알선수수료에 총 5756억원을 들였다. 전년 동기 대비 98.8% 증가한 규모다. 3분기 누계 알선수수료는 총 1조45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8.3% 증가했다.

    양사가 판매비 및 관리비에서 적용되는 수수료는 각각 지급수수료와 알선수수료로 반영 항목에 소폭 차이가 있지만 핵심은 면세점에서 다이궁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다. 다이궁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비용부담이 부쩍 커진 것이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올해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의 다이궁 수수료는 4조원을 훌쩍 넘길 전망이다. 지난해 이들의 연간 수수료 합계가 2조4000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두 배 가까운 상승세다. 

    이런 수수료의 상승세에는 다이궁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주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급감하면서 다이궁은 면세점의 그야말로 생명줄 같은 존재가 됐다. 이들의 방문을 유도하기 위한 면세점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여기에 다이궁이 제품의 할인 보다 현금을 돌려받는 형태의 ‘백마진’을 선호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수수료 상승의 요인이 됐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과거 다이궁에게 제품을 할인해주는 형태로 유치해왔지만 최근 들어 할인보다 수수료를 선호하고 있어 수수료가 급증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며 “실제 다이궁 유치 경쟁으로 수수료는 상승세지만 그만큼 매출도 상승해 착시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다이궁에 대한 할인효과가 사라지는 만큼 면세점 매출은 빠르게 상승하는 중이다. 롯데면세점의 3분기 누계 매출은 3조72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3% 늘었고 같은 기간 신라면세점의 매출은 2조34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4% 늘었다. 

    하지만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면세점의 고전은 계속되고 있다. 롯데면세점의 매출대비 지급수수료의 비중은 전년 3분기 기준 33.1%에서 51.0%로 급증했고 같은 기간 신라면세점의 매출대비 알선수수료 비중은 28.4%에서 45.5%로 늘었다. 두 회사의 면세점 매출 절반 가량이 다이궁 수수료로 나간 셈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엔데믹’과 함께 해외여행이 크게 늘고 있지만 아직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외국인 관광객에는 크게 못미치는 상황”이라며 “면세업계의 다이궁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만큼 이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