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자산개발, 구조조정 이후 첫 신사업 ‘던던’ 오픈세븐일레븐, 하이마트 등 계열사 출점… 유통 실험 무대로‘던던 동대문점’ 롯데몰 명성 이어갈지 관전포인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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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의 구조조정 이후 사실상 해체수순을 밟던 부동산 개발 계열사 롯데자산개발이 모처럼의 신사업에 나섰다. 주요 사업과 자산을 모두 계열사에 매각 한 이후 거의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던 패션몰 ‘롯데피트인’의 리뉴얼에 나서는 것.코리아세븐, 롯데하이마트 등의 계열사도 이번 리뉴얼에서 특화 매장 조성에 나서면서 지원사격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퇴출 수순을 밟아왔던 롯데자산개발의 새로운 역할에 시선을 모으는 중이다.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 피트인 동대문점은 지난 27일 ‘던던(dundun) 동대문점’으로 리뉴얼 오픈했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을로 동대문 상권이 살아나면서 외국인, MZ세대를 겨냥한 컨셉으로 선보이는 것이 특징.‘던던’도 극적이며 긴장감 있는 순간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되는 ‘두둥’과 비슷한 의성어로 동대문 상권 회복 및 추후 상생을 통해 열어갈 새로운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었다.주목할 점은 이번 리뉴얼의 주체가 롯데자산개발이라는 점이다. 롯데자산개발은 롯데그룹의 부동산개발, 해외사업의을 전담하면서 급격하게 몸집을 불렸지만 지난 2020년 이후에는 존재감이 거의 사라지던 계열사다. 실적부진을 이유로 대규모 희망퇴직, 구조조정이 진행돼 왔기 때문이다.롯데자산개발이 보유하고 있던 주요 복합몰 사업, 부동산 개발 등의 자산은 2020년 이후 롯데쇼핑, 롯데호텔, 롯데건설 등의 계열사로 모두 매각됐고 수백명에 달했던 임직원도 10여명 수준으로 줄었다. 현재 남은 자산은 대부분 해외 부실 사업이다.이런 상황에서 ‘던던’의 리뉴얼 오픈은 의미가 각별하다. 롯데자산개발의 패션몰 ‘롯데 피트인’ 중에서 비교적 실적이 나는 ‘롯데 피트인 산본점’은 롯데쇼핑으로 넘어간 반면 ‘롯데 피트인 동대문점’은 유일하게 롯데자산개발에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롯데자산개발의 유일한 국내 사업이다.이런 ‘롯데 피트인 동대문점’의 리뉴얼 오픈을 퇴출 수순을 밟던 롯데자산개발이 주도했다는 점은 의미가 적지 않다. 롯데자산개발은 과거 롯데몰의 개발, 운영을 주도해왔던 복합몰 시장의 강자로 꼽혀왔다. 그간 그룹의 ‘계륵’과 같았던 롯데자산개발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패자부활전’이 되는 셈이다. 이례적으로 그룹 전반의 힘도 실리고 있다.먼저 코리아세븐의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던던 동대문점’에 첫 패션·뷰티 특화매장을 선보였다. 약 80평 면적에 다양한 브랜드를 가진 ‘패션·뷰티존’, ‘K-푸드코드’,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만나볼 수 있는 ‘세븐셀렉트존’, 체험형 놀이시설이 마련된 ‘K컬처 놀이존’, 주류에 특화한 ‘리쿼뮤지엄’ 등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세븐일레븐은 ‘던던 동대문점’을 시작으로 뉴 리테일 플랫폼 전환을 본격화한다는 포부다.롯데하이마트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롯데하이마트는 ‘던던 동대문점’에 ‘더나노스퀘어(The NANO SQUARE)’라는 특화매장을 출점했다.
롯데하이마트의 주력 품목인 대형가전 대신 1인 가구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살림’, ‘음악·영상’, ‘뷰티’, ‘게임’, ‘주방’ 등 테마의 쇼룸이 꾸며진 것이 특징. 롯데하이마트 매장에서 롯데하이마트를 뗀 매장은 이번이 처음이다.유통 계열사 전반의 실험무대로 ‘던던 동대문점’이 낙점된 것. 물론 이런 상황이 ‘던던 동대문점’의 흥행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롯데자산개발은 지난해에도 영업손실 38억원을 기록하면서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적 개선의 과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다.업계 관계자는 “‘던던 동대문점’이라는 새로운 브랜드의 론칭과 다양한 롯데 유통군의 실험이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무엇보다 롯데자산개발이 주도한다는 점에서 과거 롯데몰을 만들었던 복합몰 개발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던던’의 추가 확대가 이뤄질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