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톤브릿지벤처스, 제주맥주 지분 2% 공모가 이하에 매도작년 차익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제주맥주 3Q도 부진… 성수기에도 매출 감소·적자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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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맥주에 투자했던 벤처캐피탈의 투자금 추가 회수가 시작됐다. 제주맥주의 2대주주인 벤처캐피탈 스톤브릿지벤처스가 제주맥주 지분을 추가로 매각하면서 현금화를 시작한 것. 

    하지만 이 과정에서 막대한 차익은 커녕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현금만을 남겼다는 평가도 따라붙는다. 제주맥주의 주가가 공모가인 3200원에 크게 못미치는 1700원대 매도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제주맥주의 주가가 단기적으로 회복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2일 제주맥주에 따르면 스톤브릿지벤처스는 최근 제주맥주의 주식을 보유한 5개 펀드 중 하나인 스톤브릿지성장디딤돌투자조합의 지분 2% 전량을 장내 매도했다. 

    스톤브릿지성장디딤돌투자조합은 지난 14일과 15일 이틀에 걸쳐 제주맥주의 주식 93만991주를 처분했다. 당시 제주맥주의 종가 1785원과 1770원으로 추산해보면 약 16억6000만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서 스톤브릿지벤처스의 제주맥주 지분은 기존 15.34%에서 13.35%로 감소했다. 

    주목할 점은 스톤브릿지벤처스가 이번 주식 매도 과정에서 이익을 거의 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2015년부터 일찌감치 제주맥주에 투자해온 스톤브릿지벤처스는 지난해 6월 제주맥주의 상장직후 ‘미래창조네이버-스톤브릿지초기기업투자조합’의 주식 75만주 전량을 장내매도 한 바 있는데, 당시 처분단가는 주당 평균 5047~5229원이었다. 이 과정에서 확보한 현금만 약 38억6000만원 수준. 당시 스톤브릿지벤처스가 본 차익만 3배에 달했을 것이란 추측이 나왔다.

    문제는 그 이후다. 제주맥주는 상장 이후에도 흑자는커녕 영업손실이 이어지면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 중이다. 심지어 맥주업계의 최대 성수기인 여름이 포함된 올해 3분기 매출은 62억76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0% 하락했을 정도.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9억3000만원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지난 5월 라거 타입의 신제품부터 논알콜 시장 진출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감소한 것이다. 

    이에 따른 주가도 부진을 면치 못하는 중이다. 상장 직후 5390원까지 올랐던 제주맥주의 주가는 이후 꾸준히 하락해왔다. 최근에는 소폭 회복됐지만 지난달에는 신저가인 1435원을 경신했을 정도. 

    이런 상황에서 스톤브릿지벤처스가 지난해 절반도 못 미치는 가격에 투자금을 일부 회수한 것은 제주맥주의 실적이 단기간에 회복되기 힘들다는 판단이 깔려있던 것으로 보인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지난해 11월 보호예수가 풀린 이후에도 제주맥주의 지분을 보유해왔다. 

    실제 ‘엔데믹’으로 유흥시장의 주류 소비가 늘면서 가정시장의 비중이 높은 제주맥주의 전망은 밝지 않다. 연말은 맥주의 비수기로 유흥시장이 소비를 주도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게다가 가정시장을 타겟으로 하는 수제맥주는 지난해부터 각종 협업 상품이 크게 늘면서 신제품만 100여종에 달할 정도로 과열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제주맥주 관계자는 “예상과 달리 각종 수제맥주 협업 상품이 출시되면서 시장 경쟁이 과열된 것이 3분기 부진의 이유가 됐다”며 “다만 장기적으로는 거품이 꺼지면서 수제맥주 시장도 정리가 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자사 브랜드를 보유한 제주맥주가 가장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