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GRC 상경 투쟁…7시간 파업12월 13일, 3사 노조 총파업 돌입생산 차질에 따른 납품 지연 우려
  • ▲ ⓒ현대중공업
    ▲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그룹 내 조선3사 노조가 이달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다음 달 총파업을 예고하며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내 임단협(임금·단체협약) 교섭 타결을 위해 회사가 적극적인 협상안을 내놓은 만큼 막판 절충안을 마련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노조 집행부는 오는 30일 판교 글로벌 R&D센터(GRC) 앞에서 참가 신청 조합원들과 함께 상경 투쟁을 통해 7시간 파업에 돌입한다. 이날 참여 인원은 300여명 정도로, 울산 본사 앞에서 오전 9시 집결해 오후 3시 GRC에 도착 예정이다.

    조선 3사 노조는 이를 시작으로 내달 현장 파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12월 6일 3사 노조의 4시간 공동파업이 예정됐고, 7일에는 현대중공업지부→삼호중공업지회→미포조선노조의 7시간 공동순환 파업이 시행된다. 이때까지도 노사 접점을 찾지 못하면 13일부터 무기한 공동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현대중공업그룹이 올해 임단협 처음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기본급 인상 등을 담은 교섭안을 제안하고 협상에 적극 나섰지만, 노조가 이를 거부하며 사태가 격화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측은 지난 25일 열린 제33차 임단협 교섭에서 기본급 8만원 인상 방안을 노조 측에 제안했다. 아울러 ▲격려금 300만원 ▲생산기술직 정년 후 기간제 채용 확대 ▲퇴직자 최대 2년 추가 근무 기회 ▲치과 진료비 연 50만원 ▲주택구입 대출 상환 15년으로 연장 등 혜택도 담았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실적 회복이 예상보다 더딘 상황에서 회사가 마련할 수 있는 최선의 안이다”며 “지난해 약 8000억원 규모 적자에 이어 올해도 적지 않은 적자가 불가피한 실정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3년간 기본급 인상 총액은 19만4000원(제시안 기준)으로 동종사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라며 “올해가 불과 한 달여 밖에 남지 않았지만, 회사는 열린 마음으로 조합과 소통해 합의안을 마련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3사 노조는 이러한 사측의 제시안을 거부하고 있다. 이들이 요구한 ▲기본급 14만23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임금피크제 폐지 ▲노동이사제 조합 추천권 도입 ▲교육비 지원 현실화 ▲사회연대기금 10억원 출연 ▲그룹사 복지 확대 등 조건에 못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내달 GRC 입주와 함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도 연간 수주목표치를 지난 7월 이미 넘어서며 3년치 이상 일감이 쌓인 상태로, 노사 문제가 장기화할 경우 생산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노조와 매일 집중 교섭을 진행하며 접점을 찾고 있다”며 “회사는 열린 마음으로 조합과 소통해 합의안을 마련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