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향세, '안정화' 판단유류세 인하 따른 세수 감소 국가재정 부담 작용휘발유-경유 등 유류별 유류세율 차별 적용 고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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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내년부터 유류세 인하 폭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한다. 최근 기름값이 안정화에 접어들었고 유류세 조치로 인한 정부 세수 손실이 적지 않아서다.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현재 정부는 역대 최대 폭인 유류세 37% 인하 조치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안을 고려 중이다. 정부는 국제유가 급등에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유류세를 20% 인하했다.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 속에 유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5~6월 인하 폭을 30%로 확대했고, 7월부터 연말까지는 37%로 늘렸다. 

    인하 폭은 직전 수준인 30%, 20% 순으로 줄이는 방안이 거론된다. 연료 수요가 많은 겨울철에는 인하 폭을 현 상태로 유지하다가 내년 상반기 이후부터 인하 폭을 점차 줄여나가는 방식이다. 

    실제 국내 유류 가격의 선행지표인 국제유가는 경기침체 우려로 떨어지는 추세다.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의 12월 첫째 주 평균 가격은 전주보다 3.41 달러 하락한 배럴당 76.68 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12일 오전 9시 기준 리터당 1582.41원을 기록, 지난해 6월 28일(1598.62원) 이후 약 18개월 만에 1600원 아래로 내려갔다. 국내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한때 리터당 2000원을 돌파해 지난 6월 30일 2144.90원까지 치솟았다. 

    반면 올해 휘발유 가격을 추월한 경유 가격은 여전히 연초보다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경유 평균 판매 가격은 리터당 1813.15원이다. 올 1월 1일(1442.42원) 이후 약 26% 오른 값으로, 휘발유 가격이 연초(1623.79원) 대비 하락한 것과 반대 흐름이다. 

    이는 유가 상승기에 더 빠르게 오른 경유 가격이 하락기에는 더디게 내렸기 때문이다.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인 경유 재고 부족과 전쟁이 촉발한 석유 제품 수급난 탓에 경유 가격은 휘발유 가격보다 가파르게 올랐다.

    이 때문에 유류별 유류세율을 조정하는 방안도 언급된다. 최근 3주째 하락 중이지만 아직 가격이 높은 경유와 13주째 하락 중인 휘발유 유류세 인하 폭을 차등화한다는 것. 전자는 현행 조치를 유지하되 후자는 큰 폭으로 낮출 수 있다는 의미다. 

    아울러 유류세 인하에 따른 세수 감소도 정부가 유류세 정상화를 추진하게 된 주원인이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교통-에너지-환경 세수(9조4000억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1% 급감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시행된 유류세 인하 조치가 국가 재정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재부는 "내년도 연장 및 환원 여부는 유가 동향, 물가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하고 있다"며 "최종 방안은 '23년 경제정책방향'에 포함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