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둘째 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 '8.7 달러'국제유가 하락 속 화물연대 파업 등 악재 겹쳐"글로벌 경제위기, 난방 등 겨울철 특수도 못 누려"
  • ▲ SK이노베이션 울산 CLX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
    ▲ SK이노베이션 울산 CLX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
    국제유가 약세 속 정제마진 하락, 화물연대 파업 등 악재가 겹치면서 정유사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고유가 덕에 역대급 성적을 거뒀던 상반기와 대조적으로 3분기에 이어 4분기 실적도 저조할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12월 둘째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8.7 달러를 기록했다. 정제마진은 정유사 수익의 바로미터다. 정유업계에선 손익분기점을 배럴당 4~5 달러로 보는데, 현재로선 많은 이익을 볼 수 없는 구조다. 지난 6월 넷째 주엔 29.5 달러를 기록하면서 연중 최고치를 찍은 바 있다. 

    통상 정제마진과 연동되는 국제유가도 크게 떨어졌다. 국제유가는 지난 3월 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배럴당 140 달러까지 치솟았지만, 현재는 70 달러선에 머물러있다. 최근 미국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과 소비 위축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난방 수요가 늘어나는 겨울철 특수효과도 보지 못하는 실정이다.

    설상가상으로 얼마 전 정유업계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피해까지 입었다. 피해규모는 5168억원으로 추산된다. 기존 대비 출하율이 80% 후반대로 하락했으며, 전국적으로 품절 주유소가 속출하는 등 위기가 잇따랐다. 

    이에 따라 정유사들의 4분기 실적 전망은 밝지 않다. 다만 3분기보다 소폭 개선된다는 진단이다. 

    올 상반기 초호황을 누린 정유업계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폭락했다.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는 2분기 대비 각각 69.78%, 61.6% 하락했다. 에쓰오일(S-OIL)과 현대오일뱅크도 각각 70.3%, 48.8%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정유사들은 실적상 여름 및 겨울의 계절적 특수효과를 많이 보는데, 올해는 글로벌 경제 위기로 예전보다 떨어진다"며 "2분기 대비 폭락한 3분기에 이어 4분기도 3분기에 비해 소폭 개선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내년 글로벌 석유 수요는 점차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중국의 수요 회복을 이유로 2023년 전 세계 원유 수요 전망치를 전월 대비 하루 30만배럴 상향 조정했다. 2023년 전 세계 원유수요는 일일 1억160만배럴로 2022년 대비 17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국제유가는 수요둔화 우려로 가격 하방 압력이 여전할 테지만,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로 수요 감소 효과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