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부진·자금시장 경색에 증권사 올해 신용 등급전망 부정적키워드는 '생존'…CEO 줄연임·신년사서 "리스크 관리" 한목소리조각투자 시장 선점·WM 역량 강화 등 미래 먹거리 창출 노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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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이 지난해 증시 부진과 자금시장 경색으로 수익성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새해 '생존'을 키워드로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동시에 자산관리(WM) 역량 강화, 조각투자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는 등 미래 먹거리 창출에 힘쓰는 모습이다.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신년사에서 한목소리로 리스크 관리를 주문했다.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은 지난 2일 "올해도 높은 시장 금리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어려운 비즈니스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 예상되지만 전 세계 자산 가격이 조정되는 과정에서 더 큰 성장의 기회도 보인다"면서 고객동맹 강화와 전략적 혁신, 전문성과 경쟁력 등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역시 신년사에서 선제적인 위기 관리를 위한 리스크 관리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그는 "리스크 관리라는 단어가 익숙해서 타성에 젖어 있지는 않은지 다시 한번 자문해 봐야 한다"면서 "회사 전체 프로세스에서 전방위적인 리스크 관리 문화와 시스템을 갖춰 호주의 대표 투자회사 맥쿼리와 같이 시장에서 리스크 관리 역량이 우리의 핵심 경쟁력으로 인정받자"고 말했다.지난해 증권사들은 거래대금 축소로 브로커리지 이익 등이 급감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됐고, 강원도 레고랜드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무 불이행 후폭풍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 악재에 부딪혔다.국내 주요 3대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는 올해 국내 증권사의 사업 환경을 비우호적,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이재우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당분간 높은 금리 수준과 위험자산 투자심리 위축으로 증권업계 전 사업영역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국내 부동산 PF, 브릿지론 등 건전성 저하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에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하고 있다.변화보다는 검증된 리더십으로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는 분위기에 무게가 실리며 임기 종료를 앞둔 증권사 최고경영진들은 대부분 연임 결정됐다.정일문 사장은 5연임에 성공했고, 지난 2019년부터 이어진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 체제도 지속된다. 삼성금융네트웍스도 연말 사장단 정기인사를 통해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의 연임을 결정했다.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계열사 인사에 크게 변화를 주지 않겠다고 언급한 만큼 오는 3월 임기만료를 앞둔 미래에셋증권 최현만 회장과 이만열 대표의 연임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증권업황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높은 가운데 증권사들은 미래 먹거리 찾기에도 고심하고 있다. 새 먹거리로는 조각투자 등 증권형토큰(STO) 사업이 꼽힌다.최근 금융당국이 음원저작권에 이어 한우 및 미술품 조각투자 상품도 자본시장법상 증권에 해당된다고 판단하자 증권사도 관련 시장 출격 채비에 분주하다.NH투자증권은 최근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 아트투게더를 운영하는 투게더아트와 업무협약(MOU)를 맺었다.키움증권은 뮤직카우, 테사 등 조각투자 플랫폼과 잇따라 손잡고 대체투자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에 STO 거래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KB증권은 지난해말 STO 플랫폼 핵심 기능 개발과 테스트를 마쳤다.증권사들은 고객의 다양해진 상품과 자산관리(WM)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WM 부문에도 보다 힘을 싣는 모습이다.KB증권은 연말 조직개편에서 디지털부문을 신설하고, 그 아래 플랫폼총괄본부에 온라인 브로커리지 전담 애자일 조직인 마블랜드트라이브와 자산관리 비지니스 전담 조직인 자산관리트라이브를 편제했다. 자산관리트라이브를 통해 고객경험 중심 온라인 자산관리 상품과 서비스 혁신을 주도할 방침이다.NH투자증권도 WM·Namuh(나무)·PB(프리미어블루) 등 3개 영업채널 간 협업체계 구축을 위해 리테일사업 총괄부문을 신설했다. 기존 WM사업부 산하의 WM지원본부를 리테일사업 총괄부문 산하의 리테일지원본부로 변경하고, 연금컨설팅본부에는 100세시대연구소를 편제 변경해 퇴직연금 콘텐츠와 솔루션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대형 증권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미 전사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강조해왔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긴장감이 상당하다. 무리하게 수익을 창출하기보단 잘 버텨내야 하는 시점"이라며 "위기감이 높은 가운데 향후 시장 회복을 대비한 신규사업 선점 노력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