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23 '망 사용료 의무화법' 논의韓 7건 법안 국회 계류... CP-ISP 갈등 여전EU 중심 망 사용료 입법 논의 속도 촉매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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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 사용료'를 둘러싼 각국 간 입법 논의가 내달 열리는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23'에서 재점화될 전망이다. 해당 법안 통과가 지지부진한 국내의 입법 논의에 불씨를 댕길지 귀추가 주목된다.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내달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MWC 2023에서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는 '망 사용료 의무화법'을 논의한다. 이 자리에는 국내 이동통신3사를 비롯해 글로벌 750개 통신업체가 참가할 예정이다.해당 법안은 구글, 넷플릭스 등 콘텐츠제공사업자(CP)가 인터넷제공사업자(ISP)에게 망 사용료 지급을 의무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국내에서는 '넷플릭스방지법'으로 불리며 총 7건의 관련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유럽통신사업자연합회(ETNO)에 따르면 2021년 글로벌 인터넷 트래픽의 56.9%가 구글(20.9%), 메타(15.4%), 넷플릭스(9.4%) 등 6개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 같은 해 10월부터 12월까지 두 달간 국내 트래픽 발생량 기준으로도 구글 27.1%, 넷플릭스 7.2%, 메타(옛 페이스북) 3.5%, 네이버 2.1%, 카카오 1.2% 순으로 집계됐다.이에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망 사용료 부과를 위한 입법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구글 등 미국 빅테크 기업과 EU 내 통신회사들에 투자 계획,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계획 등에 대해 정보를 요청한 상태다. 이들은 약 12주에 걸쳐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정책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MWC 개막 당일 첫 번째 기조 세션의 주제도 '공정한 미래에 대한 비전(Vision of a Fair Future)'으로 설정됐다. 이 자리에서 EU를 비롯한 세계 각국이 망 사용료 의무화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국내 업계에서도 국제사회의 망 사용료 의무화 움직임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망 이용대가(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와 관련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를 상대로 관련 법적 공방을 벌이는 중이다. 해당 사안에 대한 갈등은 CP와 ISP를 넘어 정치권까지 확대되면서 법안 통과가 기약 없는 상태다.업계 관계자는 "MWC라는 국제행사의 기조연설에 망 사용료 의무화를 논의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국회에 계류된 법안 통과를 위한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