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연, 물에서 '수소' 뽑는 친환경 고성능 '전해질막' 국산화

국내 연구진이 수전해(물 전기분해) 장치를 활용해 친환경 그린수소를 생산할 때 성능을 80% 높인 전해질막을 개발했다. 

1일 한국화학연구원(화학연)에 따르면 김태호-안수민 박사 연구팀이 강원대 조용훈 교수팀과 공동으로 해당 소재를 개발, 수소 이온을 전달하는 부분과 막의 강도를 유지하는 부분을 나노미터(10억분의 1ｍ) 크기로 분리된 구조로 설계했다.

이를 통해 수소 이온이 원활하게 이동하면서, 수소 기체 투과는 억제할 수 있게 됐다.

전해질막 소재는 수소 이온을 빠르게 전달해 수소 생산 효율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또 수소 기체가 최대한 통과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 수전해 과정에서 수소 기체가 많이 통과하면 수소 농도가 올라가 화재, 폭발 위험이 생겨서다. 

원래는 '나피온(Nafion)'이라 불리는 전해질막이 주로 쓰였다. 다만 나피온의 경우 낮은 수소 차단성, 막 두께로 인한 성능 저하, 제조-폐기 시 환경문제, 경제성 등 여러 문제가 지적됐다.

이에 연구팀은 '가지사슬 구조'를 가진 새로운 전해질막 소재를 개발했다. 이 소재는 나노미터 크기인 작은 줄기들이 사슬처럼 얽힌 형태로 구성돼있다. 줄기들은 수소 이온을 원활하게 전달하면서 수소 기체의 투과는 억제한다. 연구팀은 나노미터 크기의 줄기가 촘촘히 얽혀있어 수소 이온을 빠르게 전달하면서도 수소 기체 통과율은 크게 낮췄다고 설명했다. 

수전해 장치에 적용한 결과 1.9V에서 약 6000㎃의 전류밀도를 나타냈는데, 이는 같은 조건에서 기존 상용막을 적용한 결과보다 80% 이상 늘어난 수치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전해질막은 불소계 화합물을 사용하지 않아 제조-폐기 시 환경문제 발생을 줄일 수 있고, 가격도 비교적 저렴하다.

기존 상용막을 대체할 경우 수전해 장치 설치 비용과 운전 비용을 줄여 수소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한다.

이미혜 원장은 "이번 성과는 상용 수전해 전해질막이 갖는 성능-안전성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원천 소재 기술"이라며 "100% 수입에 의존하는 고가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국산화 소재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