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 부릉, hy에 매각 목전바로고, '딜버' 운영사 더원인터내셔널과 합병배달 성장 둔화… 옥석 가리기로 시장 재편
  • 벤처투자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배달대행 플랫폼들이 휘청거리고 있다. 1년 전만 해도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유니콘에 대한 기대를 높였던 업체들이 신규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며 매각 및 합병에 나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건수 1위 업체인 바로고는 또다른 배달대행 플랫폼 '딜버' 운영사인 더원인터내셔널과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을 체결, 올 상반기 합병한다고 밝혔다. 합병 후에도 바로고와 딜버 브랜드 및 플랫폼은 독립적으로 운영하되 각사 노하우의 개발력을 적극 공유키로 했다.

    지난해 자금난에 빠지며 매각 논란을 이어온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 운영사 메쉬코리아도 hy 품에 안기게 됐다. 서울회생법원은 최근 hy의 메쉬코리아 대상 DIP(Debtor In Possession) 긴급자금 600억원 지원을 허가했다. 메쉬코리아는 hy로부터 지원 받은 6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바탕으로 최근 OK캐피탈, 기술보증기금 등 주요 채무를 상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로고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비대면 수요가 늘면서 비즈니스가 더욱 성장했지만 배달시장 성장이 둔화되며 신성장동력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지난 2022년 7월 기준 바로고는 월 1800만 건의 이륜차 배달을 수행했다. 2016년 사업초기와 비교하면 6년 만에 배송량이 1700%가량 늘어난 셈이다. 실제 바로고의 매출액도 2019년 454억원, 2020년 771억원, 2021년 909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성장성을 인정받은 바로고는 2018년 시리즈A 200억원, 2019년 12월 시리즈B 200억원, 2022년 1월 시리즈C로 1500억원을 투자 유치하며 기업가치 7000억원 가량을 인정받았지만 지난 1년 간 신규 투자는 전무했다. 

    hy가 인수할 예정인 메쉬코리아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빠르게 몸집을 불렸다. 시리즈E까지 유치하면서 총 150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받았고, 기업가치도 5000억원을 인정받으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배달 시장 침체와 무리한 투자와 사업 확대로 대출금을 갚지 못해 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결국 지분 매각을 추진하며 hy가 인수하게 됐다.

    플랫폼 업계는 코로나19로 급성장한 플랫폼 기업들의 거품이 빠지면서 혹독한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배달대행업계는 바로고, 메쉬코리아 외에도 스파이더크래프트(영웅배송 스파이더), 만나코퍼레이션(만나플러스 등), 슈퍼히어로, 로지올(생각대로) 등이 경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배달대행업체 역시 사업 확장보다 손실을 줄이는 방향으로 수익 모델을 개편하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VC 역시 투자회수가 어려워진 만큼 미래 성장 가능성을 중심에서 수익성 검증을 까다롭게 진행하고 있다"며 "대형 배달대행사가 인수합병이 진행된 만큼 앞으로 M&A 시장에 중소 플랫폼 업체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