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거래대금, 지난달 357조304억원 … 전월比 16%↓NXT 출범 따른 거래 시간·종목 확장에도 한 달간 역성장유동성 감소에 주가 변동성 확대 우려 … “무법지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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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XT)가 출범 4주차를 맞으며 거래 가능 종목도 796개로 확대됐지만, 증시 거래대금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거래소(KRX)의 자금이 대체거래소로 옮겨가는 등 거래대금의 단순 양분화로 시장에서는 NXT에서 발생하고 있는 주가 급등락 현상이 KRX에서도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거래소(KRX)와 NXT의 유가증권시장(코스피)·코스닥 시장 합산 거래대금은 357조30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월 423조5642억원 대비 15.71% 감소한 수준이다.

    거래소별로 살펴보면 3월 KRX에서의 코스피·코스닥 시장 거래대금은 전월(244조3881억원·179조1760억원)보다 각각 12.54%, 27.60% 감소한 213조7462억원, 129조7210억원으로 집계됐다.

    NXT의 경우 지난달 프리·메인·에프터마켓의 거래대금이 총 13조5632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프리마켓(오전 8시~8시 50분) 1조637억원 ▲메인마켓(오전 9시~오후 3시 30분) 11조2588억원 ▲에프터마켓(오후 3시 30분~8시) 1조2408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당초 업계에서는 대체거래소가 출범함에 따라 국내 증시 거래대금 총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거래 시간이 확대되고 프리·애프터마켓에서 정규 거래가 가능하며 한국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주요국 시장의 지수 선물 변동이나 주요 이벤트에 대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일정 수준의 거래 증가가 예상된다”고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유동성 추가보다는 분산 효과만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체거래소를 통한 거래 시간이 늘어나 거래대금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은 1차원적인 논리라고 꼬집었다. 업계 관계자는 “주식시장은 거래 시간이 아니라 시장 상황에 따라가는 것”이라며 “연초 국내 증시의 거래대금이 늘어난 것은 낙폭 과대 인식 속 투자자들이 몰린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국내 증시 총 거래대금은 대체거래소의 등장에도 오히려 줄어들었고 추가 유입 없는 기존 유동성만이 양분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대체거래소 일평균 거래대금이 2조원대로 늘어난 것을 보면 일부 자금이 KRX에서 NXT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은 주로 개인투자자들의 물량에 대응하며 투자를 집행한다”며 “개인들이 NXT로 빠져나가니 KRX에 남아있는 이들도 거래량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유동성 감소라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증시 양대 거래소의 유동성 양분으로 주가 변동성 확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정규장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속칭 ‘작전세력’들이 기존보다 적은 자금으로 변동성을 만들어 주가를 흔들기 쉬워진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추가 자금 유입은 없는 상황에서 KRX의 거래대금이 NXT로 옮겨가 양대 거래소의 유동성이 모두 감소했다”며 “국내 증시의 작전세력들이 낮은 거래량·거래대금을 노리고 일부 종목의 주가를 마음대로 움직이는 무법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미 NXT 프리마켓에서는 주가 급등락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프리마켓은 거래량이 적은 데다 ‘단일가 매매’ 대신 ‘접속매매’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진다. 접속매매는 투자자가 낸 호가와 매치하는 호가에 곧바로 거래가 체결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단 1주 주문만으로도 최초가격이 상·하한가로 형성되는데, 이후 일정 시간 시세 변동이 없다가 정상가격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주가가 크게 흔들리는 것이다. 지난달 5일부터 20일까지 1주로 상한가나 하한가로 체결된 종목은 14개, 체결 건수는 18건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도 해당 현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프리마켓의 시초가 결정 방식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투자자들의 일회성 주문으로 주가 급등락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특정 계좌’에서 여러 종목에 대해 반복적으로 상한가 또는 하한가 호가를 제출하고 체결시킨 사례도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매매 양태가 시장에서 확대·재생산될 경우 시장가격을 왜곡하거나 타인의 그릇된 판단이나 오해를 유발할 우려가 있다”며 “가격 착시 효과로 인한 추종 매매 등이 발생해 예기치 못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시장에서는 주가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국내 증시 활성화와 기관·외국인 투자자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는 “최근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줄어들고 있는 현상은 주식시장이 활성화되면 다시 회복할 것”이라며 “정부, 금융당국, 기업이 밸류업 프로그램에 동참하는 모습과 관련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