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전략통’ 이국환 대표 체제 출범배달 앱 넘어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도약
  • ▲ 이국환 배달의민족 신임 대표.ⓒ우아한형제들
    ▲ 이국환 배달의민족 신임 대표.ⓒ우아한형제들
    코로나19 시기 외형 확대에 성공한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엔데믹을 맞아 신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 단순 음식배달이 아닌 퀵커머스(즉시배송)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는 동시에 로봇 등 미래먹거리 발굴을 통해 지속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이국환 신임대표는 이달부터 배민 대표이사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원래 오는 3월 주주총회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이사회가 예정보다 일찍 치러지면서 좀 더 빨리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이사회 당시 김봉진 의장이 사임하면서 이 대표 단일 체제가 출범했다.  

    이 대표는 연세대와 미국 스탠포드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한 전략통으로 불린다. SK텔레콤과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 휠라코리아를 거쳐 지난 2017년 우아한형제들에 합류했다. 배민라이더스사업실장, 딜리버리사업부문장, 배민사업부문장을 역임하며 푸드 딜리버리 사업은 물론 B마트·배민스토어 등 퀵커머스 서비스가 시장에 안착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서는 이국환 대표 체제의 출범이 우아한형제들의 엔데믹 전략과 관련 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코로나19 시기 비대면 서비스 수요의 증가로 급격한 외형성장을 이뤄냈다. 2017년 1626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18년 3145억원, 2019년 5654억원, 2020년 1조995억원, 2021년 2조88억원으로 5년간 1135.4%나 증가했다.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식당 내 시한 제한 조치 등에 힘입은 결과였다. 그러나 엔데믹 시기로 접어들면서 지속 성장의 동력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실제 실외에 이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로 외출과 모임 등이 늘며 배달앱을 통한 음식 배달 주문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주요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의 올해 1월 합산 월활성이용자수(MAU)는 3021만여 명으로 작년 1월 3623만여 명 대비 약 17% 줄었다. 업계에서는 고물가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배달비가 오르면서 음식배달 주문 감소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배민이 전략통인 이 대표를 앞세워 새로운 성장 동력 찾기에 나선 이유다. 어플리케이션 이용자 감소로 수익성 우려가 나오고 있고 즉시배송 시장의 경쟁 또한 치열해지는 가운데 새로운 사업 전략을 구상할 수 있는 전문 경영인의 역량이 필요해진 것.

    배민은 2021년부터 배민은 단순 배달앱을 넘어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을 내놓고 엔데믹 선제 대비에 나서왔다. 2021년과 지난해 당시 대표였던 김범준 전 대표 또한 공개석상에서 “배민은 배달 앱 넘어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한다”고 몇 차례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일찌감치 배민스토어를 오픈하고 어플리케이션 사용자인터페이스(UI) 전면 개편을 통해 배달 품목을 음식 뿐 아니라 생활용품, 화장품, 꽃, 의류, 신발, 반려동물용품 등 생활 전반으로 확장했다. 

    최근에는 배민스토어 입점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안전상비의약품을 배달할 수 있도록 규제 샌드박스도 신청했다. 약 배송 시장 진출 개념이 아닌 입점된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약을 배달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만드는 작업이다. 안전상비의약품은 파스·해열제·소화제·종합감기약 등 처방전 없이도 살수 있는 의약품으로, 현재 약국뿐 아니라 24시간 연중무휴 점포에서 판매할 수 있다. 

    또한 이달에는 배민의 서빙로봇사업실을 분사한 100%자회사 ‘비로보틱스(B-ROBOTICS)’도 출범했다. 비로보틱스는 서빙로봇 국산화와 수출은 물론 서빙로봇 중고시장 등을 통해 로봇사업에서 성장 동력을 모색한다. 

    업계 관계자는 “신임 이 대표는 추진력을 바탕으로 배민의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에 주출돌이 될 인수합병(M&A)도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