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작년 광고선전비로만 1025억원 지출사회적 거리두기 해제‧해외여행 수요 회복세 영향“경기 침체 우려… 출혈경쟁 대신 수익성 집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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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코로나19 이전을 훌쩍 뛰어넘는 광고비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혈경쟁으로 수익성 개선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지난해 광고선전비로만 1025억원을 지출했다. 

    회사별로 보면 야놀자가 408억원, 여기어때가 617억원이다. 지난해 양사의 연간 영업익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야놀자는 영업이익 61억원을, 여기어때는 영업이익 301억원을 거둔바 있다. 즉 야놀자는 영업이익의 6배를, 여기어때는 영업이익의 2배를 광고비용으로 사용한 셈이다. 

    특히 양사의 광고선전비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도 크게 늘었다. 

    2019년 226억원이었던 야놀자의 광고선전비는 2020년 181억원으로 소폭 줄었다가 2021년 280억원으로 반등했다. 여기어때의 광고집행비는 2019년과 2020년 각각 259억원, 284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2021년 469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양사의 지난해 광고집행비 증가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데다 하반기부터 일본 등 단거리 해외여행 수요가 살아나며 공격적 마케팅을 펼친 탓이다. 

    국내는 지난해 3월 최악의 5차 유행을 지나고 4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돌입했다. 그해 여름 거리 두기 없이 6차 유행을 넘긴 후부터는 후퇴 없이 일상 회복을 위한 단계적 수순을 밟아왔다. 

    더불어 하반기부터는 동남아나 일본 등 비교적 가까운 해외여행을 떠나는 인원도 크게 늘었다. 특히 지난해 10월 일본의 무비자 자유 여행 허용을 기점으로 해외여행 수요는 폭증했다.

    일본정부관광국의 통계에 따르면 일본이 무비자 자유 여행을 허용한 지난해 10~12월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89만4459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입국자(280만3146명)의 약 32%로 전체 국가 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고객유치를 위한 공격적 마케팅을 펼쳤다. 야놀자는 고(故) 송해에 이어 방송인 강호동을 기용해 성수기 마케팅을 진행했다. 

    여기어때도 성수기 한 광고에만 윤종신, 장기하, 이미주, 장윤주를 포함해 총 8명의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를 섭외하는 대대적 마케팅을 선보였다. 특히 여기어때는 만년 2위를 벗어나고자 대규모 광고선전비에 투자를 단행하는 강수를 뒀다. 

    실제 공격적 마케팅에 힘업어 2월 여기어때 앱 신규 설치 건수는 33만건으로 야놀자의 21만건을 앞서기 시작했다. 또한 같은 달 여기어때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304만명을 기록, 업계 1위인 야놀자와의 격차를 5만명 수준으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엔데믹이 본격화하면서 양사의 마케팅 경쟁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닫혔던 해외여행 문이 열리면서 1위 자리를 선점하기 위한 출혈경쟁이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다. 

    현재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벌어들인 돈 보다는 외부로부터 수혈한 투자금을 바탕으로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 제기되면서 외형 확대가 아닌 내실 다지기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엔데믹이 본격화되고 대체공휴일 등으로 황금연휴가 늘었지만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 나오고 있어 업황이 마냥 긍정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면서 “과도한 출혈경쟁이 이어질수록 수익성 개선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