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KTX 평택~오송선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136량 입찰 마감스페인 탈고와 우진산전 컨소시엄 입찰 가능입찰제, 결국 기술보다 가격이 좌우… '안전' 문제없나
  • 외국계 기업의 진출로 논란이 됐던 KTX의 고속철도 수주전이 이달 중 결정될 예정이다.

    6일 코레일(한국철도공사)에 따르면 오는 7일 KTX 평택오송선 고속차량(EMU-320) 총 136량의 동력 분산식 고속차량 입찰이 마감된다. 이어 3월 내 사업자 선정 작업까지 마친다는 목표다.

    입찰 마감은 7일 오전 10시이며, 개찰은 오전 11시부터 시작된다. 

    코레일 관계자는 "경쟁 입찰 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번 공고에서 2곳 이상에서 입찰을 진행할 경우 안전평가 실사 등 과정을 거쳐 약 3월 중에는 사업자 선정이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이어 "중대재해법, 기술평가 등 항목별 평가를 세심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코레일은 당초 지난 9월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EMU-320 입찰 공고를 내려했지만 외국계 컨소시엄 참여 논란으로 지난해 무기한 연기한 이후 지난 1월 25일 공고를 냈다.

    논란은 스페인 철도차량 업체인 '탈고'가 국내 중견기업인 우진산전과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한다는 소식에 국내 철도업계가 적격업체 선정 기준을 놓고 강하게 반발했기 때문이다. 이에 코레일은 입찰방식에 대한 타당성을 조사하기 위해 감사원에 사전컨설팅을 의뢰했고, 지난해 12월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와 올해 공고를 냈다.

    EMU-320 136량 입찰공고에 따르면 동력분산식 고속열차를 제작한 적 없는 스페인 고속열차 제조업체인 탈고와 국내 중견기업 우진산전도 입찰에 참가할 수 있다.

    코레일은 '입찰참가자격' 항목에 '세계무역기구(WTO) 정부조달협정 또는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국가의 국민으로서 체결국에서 생산·제조된 물품을 공급하는 자', '입찰은 5개 업체 이하로 공동계약 가능' 등이 명시됐을 뿐,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제작 및 공급의 여부는 자격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

    평가기준에는 납품실적 최고속도 320km/h 이상의 동력분산식 철도차량(동등이상물품)과 최고속도 300km/h 이상의 동력집중식 철도차량(유사물품)이 명시됐다.

    탈고·우진산전 컨소시엄이 입찰에 나서면 2005년 프랑스 알스톰이 참여했다가 탈락한 이후 17년 만에 해외 업체의 참여가 된다. 업계는 이번 고속차량 136량 입찰에 유럽 등 해외시장에 개방되면 지역협력사의 일감 축소 등의 우려가 크다.

    '동력분산식'은 기존의 '동력집중식'을 개량한 것으로 정부는 차량 개발 및 시험에 2007년부터 1104억원의 국비를 투입했다. 동력분산식 고속열차란 구동방식을 모든 차량에 동력원을 분산 탑재하는 방식으로, 열차 맨 앞과 뒤쪽의 동력차에만 동력장치가 있는 동력집중식에 비해 가감속 성능이 뛰어나다.

    현대로템은 지난 2021년 EMU 260을 상용화했고, 지난 9월 EMU 320 고속열차 초도편성을 출고했다.

    철도업계는 참여를 타진하고 있는 컨소시엄에 검증된 기술력이 없는 만큼 안전성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관련 업계의 도산 위험도 있으나,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안전문제다"라며 "지난해 잇따른 철도 안전 문제로 안전에 대한 중요성이 어느때보다 커지고 있는데, 기술보다 가격 우선인 입찰제가 걱정스럽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