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빅스텝 기정사실화한미금리차 최대 2.5%p 벌어질 수도환율 요동 ·금융 불안 인상압박↑
  • 한국은행이 금리인상 '숨고르기'에 들어간 지 한 달만에 기준금리를 다시 올릴 전망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21~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p 올리는 빅스텝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커지면서다. 

    내달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p 올리면 금리 수준은 3.75%로 올라서게 된다. 가까스로 끌어내린 시장금리의 추가 상승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장은 미 연준의 빅스텝 가능성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300원을 넘어서는 등 외환시장은 요동치고 있고 주가는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이번주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필요할 경우 금리 인상 속도를 더 높일 것"이라며 "최종 금리 전망치는 기존보다 더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러한 매파 발언이 알려지자 미 4대 은행의 시가총액은 하루새 69조원이 증발하기도 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의 최종 금리 상단 전망이 6%까지 치솟은 상황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다면 양국 간 금리 역전 폭은 2.25~2.5%p까지 벌어지게 된다. 킹 달러 현상 확대와 외국인 투자금 이탈 등 외환 및 금융시장 불안이 심화될 수도 있다.

    이달 금통위가 없는 한국은행도 사실상 4월 금리인상을 향한 '깜빡이'를 켠 상태다. 

    전일 이상형 부총재보는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기자간담회서 "미 연준의 금리 결정을 고려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판단할 것"이라며 "미 연준 금리에 기계적으로 움직이진 않겠지만 연준의 금리 정책 방향이 환율, 자본유출, 물가 등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깊게 보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물가와 중국 리오프닝·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불확실성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던 모습과는 기류가 다르다.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한은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적극 열어뒀다. 한은은 "환율은 대외 요인에 더 큰 영향을 받지만 기준금리 인상이 연준의 빠른 긴축에 따른 환율 상승 압력을 일부 완화하는데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적었다. 

    한은에 따르면 달러당 원화가 1440원대까지 치솟았던 지난해 10월 기준, 미 금리 인상이 달러 대비 원화를 100원 올린 반면 한은의 금리 인상은 반대로 원화값을 20원가량 끌어내렸다.

    기준금리 인상이 달러당 원화를 끌어내리는 효과를 확인한 만큼 이번에도 다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뒤따른다. 

    삼성증권 김지만 연구원은 "미국의 기준금리 정점에 대한 기대가 한국의 추가 금리 인상을 정당화할 만큼 높아졌다"면서 4월 금통위서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