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퍼, 올해 1~2월 6324대, 전년바 14% 하락스파크 지난해 11월 단종. 기존 생산분 판매아반떼 부분변경, 트랙스 크로스오버 출시 악재
  • ▲ 지난해 경차 부활을 이끌었던 캐스퍼가 올해 부진에 빠졌다. ⓒ현대차
    ▲ 지난해 경차 부활을 이끌었던 캐스퍼가 올해 부진에 빠졌다. ⓒ현대차
    지난해 반등에 성공한 경차가 올해는 난항이 예상된다. 현대자동차 ‘캐스퍼’의 판매가 부진한 데다 경차 수요를 잠식할 수 있는 경쟁 차급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캐스퍼는 올해 1~2월 6234대로 전년동기(7252대) 대비 14.0% 감소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아 ‘모닝’은 3862대, ‘레이’는 7853대로 각각 19.4%, 15.2% 증가했다. 한국지엠 ‘스파크’도 702대로 8.8% 늘었다. 

    경차는 다른 차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과 유지비용 등이 장점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경차 판매량은 2012년 20만2844대로 20만대를 넘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2013년 18만2021대로 20만대선이 무너졌다. 2018년 12만7431대, 2019년 11만5267대에서 2020년 9만7072대, 2021년 9만6482대를 기록하면서 10만대 이하로 하락했다. 2022년에는 캐스퍼 신차 효과로 13만2911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34.6%나 증가하면서 모처럼 호실적을 올렸다. 

    특히 캐스퍼는 지난해 4만8002대를 판매해 경차 부활을 이끌었다. 그러나 캐스퍼 최상위 트림인 인스퍼레이션(1870만원)에 풀옵션을 적용하면 2050만원 수준으로 껑충 뛰면서 가격대가 높아졌다.

    현대차는 캐스퍼의 판매 감소를 막기 위해 지난해 10월 신규 트림 ‘디 에센셜(The Essential)’을 추가했고 이달 ‘캐스퍼 특별 기획전’을 통해 최대 100만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 ▲ 최근 출시된 아반떼 페이스리프트 모습. ⓒ현대차
    ▲ 최근 출시된 아반떼 페이스리프트 모습. ⓒ현대차
    레이와 모닝은 캐스퍼에 비해 순항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레이는 지난해 9월 상품성 개선 모델, 11월에는 디자인 차별화 모델인 ‘레이 그래비티’를 출시하면서 당분간 풀체인지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닝은 지난해 2만9380대로 전년(3만530대)보다 3.8% 감소했다. 모닝은 지난해 6월 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였지만 캐스퍼와 레이에 밀리는 형국이다. 스파크는 지난해 11월 단종됐고 기존 생산된 물량을 판매하고 있다. 재고가 소진되면 더 이상 판매할 수 없게 된다. 

    경차 수요를 일정 부분 잠식할 수 있는 경쟁 차량들이 출시되는 것도 악재다. 

    현대차는 이달 13일 준중형 세단 ‘아반떼’의 페이스리프트를 출시했다. 아반떼에는 ‘디지털 키2 터치’, ‘빌트인 캠’ 등 다양한 기능이 적용됐다. 아울러 현대차는 경차의 주요 고객층인 20대를 겨냥해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오는 22일 소형 SUV인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선보일 계획이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지난해 북미에서 공개된 후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으며,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회장 겸 CEO도 작년 11월 인베스터데이에서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뛰어난 상품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차는 저렴한 구매비용이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다만 소형 SUV, 준중형 세단에 첨단 사양이 탑재되면서 경차의 메리트가 약화되고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