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 세계해상풍력시장 5000조원 규모…SK에코, 2018년 첫발 삼강엠앤티 지분인수…SK오션플랜트 사명변경후 하부구조물 수출 부유식 해상풍력 '2050탄소중립' 핵심기술 선정…IPO성공 핵심축
  • ▲ SK에코플랜트 사옥. ⓒSK에코플랜트
    ▲ SK에코플랜트 사옥. ⓒSK에코플랜트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시장규모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는 가운데 SK에코플랜트가 자회사 SK오션플랜트를 앞세워 해상풍력 사업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유럽·미국기업 강세속에서 하부구조물·부유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일본·대만 등 아시아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해상풍력이 폐기물·수처리와 함께 IPO(기업공개) 성공을 위한 친환경사업 핵심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ESG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해상풍력 생산공장을 직접 방문하며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SK에코플랜트는 해상풍력 기술확보와 수출시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해상풍력은 기존 육상풍력보다 입지제약이 덜해 대규모 단지조성에 유리하고 상대적으로 풍속이 더 강한 바다에 위치해 에너지 생산효율이 우수하다.

    KDB산업은행이 공개한 '2021~2025년 신규 풍력발전 전망'을 보면 전세계 육상풍력시설 증설은 15.7%에 그치는 반면 해상풍력은 113.4%로 빠르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

    2050년까지 전세계 해상풍력시장 규모가 50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글로벌기업간 시장선점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2018년 136㎿규모 울산 동남해안 해상풍력발전사업에 참여하며 해상풍력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2021년 11월 4600억원을 들여 하부구조물 전문업체인 삼강엠앤티(現 SK오션플랜트) 지분을 인수하며 담금질에 나섰다. 2022년 8월 주식매매계약 대금을 납입해 자회사 편입을 완료했고 인수과정을 주도했던 이승철 W프로젝트 총괄 담당임원을 신임대표로 선임했다.

    올해 2월에는 삼강엠엔티 사명을 SK오션플랜트로 바꾸며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을 예고했다. SK오션플랜트는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부문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부구조물은 '블레이드'로 불리는 날개와 발전기 등 터빈을 지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SK오션플랜트는 2020년 국내최초로 대만에 하부구조물을 수출하며 아시아시장 진출의 문을 열었다. 현재까지 대만 1~2차사업에서 점유율 51%를 기록중이다. 지난해에는 대만 최대 해상풍력사업인 '하이롱 프로젝트'에 6000억원대 하부구조물을 수출하는 성과를 냈다.

    이에 더해 올해초 일본 NSE와 하부구조물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동아시아 해생풍력 핵심국가인 일본시장 입성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하부구조물 제작관련 특허를 2건 획득하는 등 기술경쟁력도 확보했다.

    수주성과가 매출로 연결되며 실적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지난해 매출액 6918억원, 영업이익 719억원으로 창사이래 최고실적을 내는 등 SK에코플랜트 '편입효과'를 톡톡히 봤다.
  • ▲ SK오션플랜트의 해상풍력 발전기 하부구조물이 수출되고 있는 모습. ⓒSK에코플랜트
    ▲ SK오션플랜트의 해상풍력 발전기 하부구조물이 수출되고 있는 모습. ⓒ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는 SK오션플랜트 하부구조물 역량에 더해 부유체 기술력까지 확보함으로써 '부유식' 해상풍력시장 진출을 노린다는 목표다.

    부유식 해상풍력은 발전시설을 바다지면에 고정하는 고정식과 달리 부표처럼 바다위에 띄우는 방식이다. 바람이 훨씬 강한 먼바다에 설치할 수 있어 전기생산 효율이 높고 해안가 주민들 민원문제로부터도 자유롭다.

    정부도 부유식 해상풍력을 '2050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기술로 선정하고 적극적인 투자 및 개발계획을 밝힌 바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최근 포스코와 함께 독자기술로 개발한 해상풍력 부유체모델 'K-부유체' 기본설계 인증을 획득하면서 시장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성능실험결과 이 부유체는 실험을 통해 약 40㎧ 태풍과 2㎧ 조류, 10m 높이 파도 등 극한환경에서도 안정성을 유지했다. 이는 유럽 등 해외선진국과 같은수준의 기술력이라는 평가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K-부유체는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해 개당 수억원에 이르는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며 "부유체 원천기술로 해외의존도를 줄이고 기술수출로 추가수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K-부유체는 SK오션플랜트가 경남 고성에 조성중인 해상풍력 구조물 생산공장에서 양산된다. 이 공장은 157만㎡ 규모로 연간 65만t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SK에코플랜트 해상풍력을 비롯한 에너지·친환경사업 성과가 하반기 예정된 IPO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에너지·친환경사업 매출비중은 17.03%로 전년 13.91%보다 늘었다.

    다만 주택·증권시장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어 IPO가 미뤄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SK에코플랜트는 아직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비상장기업이 증시상장을 추진하려면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한뒤 6개월내에 공모절차를 추진해야 한다.

    회사 관계자는 "환경·에너지 매출이 상당히 늘고 있어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된다"면서도 "구체적인 IPO 시기는 확정되지 않은 상황으로 국내외 경제나 증시 상황 등을 고려해 시기를 검토할 예정"이라며 말했다.

    여전히 높은 투자·개발비용과 유럽 등 선진국과 기술격차도 넘어야 할 산으로 지적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터빈이나 블레이드 등 핵심부품 경우 해상풍력 선진국과 5년 가까이 기술격차가 나고 최근 각광을 받는 부유식은 고난도 기술과 50%가량 더 많은 건설비용이 요구돼 현시점에서는 수익전환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