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동안 590km 장거리 시승 진행리얼우드 소재, 퀼팅 패턴 등 고급감 높여여유롭고 편안한 주행감, 넓은공간 장점
  • ▲ 이번에 시승한 기아의 플래그십 세단 K9 모습. ⓒ김재홍 기자
    ▲ 이번에 시승한 기아의 플래그십 세단 K9 모습. ⓒ김재홍 기자
    기아의 플래그십 세단 ‘K9’은 현대자동차그룹 라인업에서 제네시스 ‘G80’와 ‘G90’ 사이에 위치해있다. 그렇다보니 K9의 포지션이 애매하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G80는 지난 2020년 신형 출시 이후 매력적인 디자인 등 높은 경쟁력으로 프리미엄 세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아울러 G90는 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등과 경쟁하는 국내 대표적인 기함으로 확고한 입지를 갖고 있다. 

    반면, K9은 2021년 6205대, 2022년 6585대 등 연간 6000대 수준에 그쳤다. 일각에서는 고급 세단 시장에서 브랜드가 ‘GENESIS’ 아닌 ‘KIA’라는 점도 판매량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 K9을 시승하면서 기아 플래그십 세단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었다. 시승 코스는 서울에서 대전을 들렀다가 춘천을 거쳐 서울로 복귀하는 약 590km 구간이었다. 일반적인 시승에 비해 장거리 주행을 하면서 ‘K9이 저평가된 비운의 역작’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 ▲ 기존 모델에 비해 디자인은 다소 스포티해졌다. ⓒ김재홍 기자
    ▲ 기존 모델에 비해 디자인은 다소 스포티해졌다. ⓒ김재홍 기자
    K9은 지난 2021년 6월 부분변경모델(The new K9)을 통해 큰 변화를 줬다. 우선 기존에 비해 디자인이 스포티해졌다. 과거 중후한 이미지가 두드러졌다면 이번 모델에서는 세련된 이미지를 가미됐다. 

    개인적으로 K9보다 G80의 디자인을 선호하지만 K9의 외관 디자인은 올드하면서도 품격의 인상이 강하다고 느껴졌다. 기아를 상징하는 타이거 노즈 그릴에 ‘V’ 형상의 크롬 패턴을 적용했다. 반짝이는 보석을 형상화한 패턴이 작용됐는데, 고급스러움을 선사한다. 

    측면부와 후면부는 그야말로 심플한 느낌이다. 특히 후면부 일자로 이어진 리어 램프는 간결하면서도 와이드한 스타일로 깔끔한 인상을 준다. 차량에는 19인치 스퍼터링 휠이 장착됐다. 
  • ▲ 내부 인테리어는 만족스러웠다. ⓒ김재홍 기자
    ▲ 내부 인테리어는 만족스러웠다. ⓒ김재홍 기자
    K9의 외장 디자인은 취향에 따라 호불보가 강하게 갈릴 수 있다고 봤지만 내부 인테리어는 단연 만족스러웠다. 우선 플래그십 세단답게 쾌적하고 넓은 공간이 마음에 들었다. 뒷좌석에서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넓었다. 

    뒷좌석에 착석했을 때 무릎에서 앞좌석 시트까지 주먹이 2개나 들어가고도 남을 정도였다. 시승 후 제원을 확인해보니 전장 5140mm, 휠베이스 3105mm였다. 운전할 때도 여유로움을 경함할 수 있었다. 

    내부 디자인에 적용된 퀼팅 패턴, 그리고 원목을 연상케 하는 리얼 우드 소재, 다이아몬드 패턴의 컨트롤러 등은 차량의 고급감을 높였다. 개인적으로는 리얼 우드 소재와 센터 콘솔 중앙에 위치한 아날로그 시계가 마음에 들었다. 

    스티어링 휠 왼편에 지문 인증 시스템도 있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지문을 등록하면 키가 없어도 Kia Connect 서비스로 문을 열고 지문 인증으로 시동을 켤 수 있다. 14.5인치 초대형 와이드 디스플레이, 전반적인 수평 라인업에서 시원하면서도 정돈된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 ▲ 뒷좌석에 탑승했을 때 여유로운 공간감을 경험할 수 있었다. ⓒ김재홍 기자
    ▲ 뒷좌석에 탑승했을 때 여유로운 공간감을 경험할 수 있었다. ⓒ김재홍 기자
    차량 후진 시 가이드 조명을 후방 노면에 투사하는 ‘후진 가이드 램프’ 기능도 있었다. 특히 야간에 이 기능을 활용하면 주변에 후진 의도와 예상 경로를 전달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고 시각적으로도 멋졌다. 

    최근 출시되는 신차들을 보면 물리 버튼을 없애고 디스플레이에서 터치를 하는 방식으로 변하는 추세다. 하지만 K9은 예상보다 물리 버튼이 많았다. 시각적으로 복잡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지만 주행하면서 조작하기에는 버튼이 터치 방식보다 편리하고 안전하다고 판단된다. 

    K9은 3.8 가솔린과 3.3 가솔린 터보 모델로 출시됐다. 3.8 가솔린 모델이 보다 넉넉한 힘과 정숙성을 갖췄다면 3.3 터보는 역동적인 운전 재미를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시승에서는 3.3 가솔린 터보 모델을 배정받았다.  
  • ▲ 야간에 후진 가이드 램프 기능을 적용해봤다. ⓒ김재홍 기자
    ▲ 야간에 후진 가이드 램프 기능을 적용해봤다. ⓒ김재홍 기자
    차량의 최고출력은 370마력, 최대토크는 52.0kgf.m이다. 복합연비는 8.7km/ℓ로 10km/ℓ이 되지 않는다. 출발하기 전 트렁크를 열어봤는데 매우 넓었다. 골프백과 보스턴백을 넣어봤는데도 공간이 많아 남았는데, 골프백으로만 싣는다면 3개까지는 충분히 들어갈 수 있을 듯 했다. 

    시내 구간에서는 ECO 모드로 출발했다가 시내를 빠져나가 고속도로로 진입했을 때 COMFORT와 SPORT 모드를 먼갈아가면서 사용했다. 최근 시승한 아우디 ‘A8 L TFSI 55’ 모델에서도 체감했지만 K9에서도 여유롭고 편안한 주행감을 경험할 수 있었다. 

    K9은 2021년 페이스리프트를 출시할 당시 세계 최초로 전방 예측 변속 시스템(PGS), 기아 최초로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적용했다. 

    전방 예측 변속 시스템은 내비게이션, 전방 레이더 및 카메라 신호를 활용해 전방의 가속 및 감속 상황을 예측해 미리 최적의 기어단으로 변속하는 기술이다. 
  • ▲ 트렁크 공간도 여유로워 골프백, 보스턴백도 넣어도 공간이 남았다. ⓒ김재홍 기자
    ▲ 트렁크 공간도 여유로워 골프백, 보스턴백도 넣어도 공간이 남았다. ⓒ김재홍 기자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은 전방 카메라와 내비게이션 정보를 통해 전방 노면 정보를 미리 인지해 노면에 적합하게 서스펜션을 제어한다. 

    두 가지 기능이 맞물린 데다가 착좌감까지 좋아서 1박2일 동안 장거리 운전을 했음에도 크게 피로를 느끼지 않으면서 만족스러운 주행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고속으로 주행할 때도 큰 소음이나 풍절음이 들리지 않았다. 간혹 시승을 하다 보면 소음이 크게 들려서 라디오가 제대로 들리지 않는 경우가 있었는데, K9 시승에서는 볼륨을 조절할 필요가 없었다. 

    SPORT 모드로 주행할 때 가속 성능도 무난했다. 특히 고속도로에서 주행할 때 고속도로 주행보조2(HDA2)와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활용했는데, 확실히 운전 피로도를 낮출 수 있었다. 수입차 모델에 비해 기아 차량을 시승할 때 반자율주행 기능을 사용하기 편리하고 차선 유지도 강하게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 ▲ 스티어링휠 버튼을 통해 HDA2 등의 기능도 활용했다. ⓒ김재홍 기자
    ▲ 스티어링휠 버튼을 통해 HDA2 등의 기능도 활용했다. ⓒ김재홍 기자
    특히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안전속도 구간에 진입하면 속도를 자동으로 줄였다가 해당 구간을 지나면 다시 설정된 속도로 되돌아왔다. 무심코 전방에 차량이 없다고 제한 속도 구간에서 고속 질주를 하는 경우를 줄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시승을 마치고 연비를 확인하니 8.4km/ℓ이 나왔다. 시승 첫날에는 고속주행 구간이 많고 연비 운전을 하면서 10km/ℓ이 넘는 연비를 기록하다가 둘째 날 정체 구간이 많아지면서 다소 하락했다. 

    이번 K9 시승을 통해 기아 플래그십 세단의 매력을 체험할 수 있었다. 다만 차량의 장점에 비해 판매량이 뒷받침되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들었다. 

    K9의 가격을 보면 3.8 가솔린은 5772만원, 3.3 가솔린 터보는 6420만원부터 시작한다. 수입 고급 세단 차량들과 비교하면 가성비 면에서는 단연 앞선다. 
  • ▲ 우드 느낌은 인테리어의 고급감을 높였다. ⓒ김재홍 기자
    ▲ 우드 느낌은 인테리어의 고급감을 높였다. ⓒ김재홍 기자
  • ▲ 리어램프 디자인은 깔끔했다. ⓒ김재홍 기자
    ▲ 리어램프 디자인은 깔끔했다. ⓒ김재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