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가플레이션, 12년 만에 최고치 경신냉동 돼지고기 매출 42.4%↑'신선함'보다 '저렴·편리'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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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식료품 가격에 채소나 과일 같은 신선식들도 냉동 제품을 찾는 소비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설탕 가격이 12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밥상 물가에 적신호가 커졌다.

    이마트는 16일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 간 냉동 채소 매출이 22.4% 증가해 전체 채소 매출 신장률(2.4%)을 큰 폭으로 뛰어넘었다고 밝혔다. 고물가에 채소 가격이 오르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냉동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청양고추(상품/10kg) 평균 도매가격은 9만6천542원으로 1년 전보다 97.4%나 올랐다.

    대파(상품/1kg)는 2천464원으로 33.6%, 양파는(상품/15kg) 2만5천579원으로 199%가 상승했다. 청양고추와 대파, 양파는 이달에도 지난해보다 높은 가격대가 유지되고 있다.

    이마트는 냉동 채소가 가격도 저렴하지만 찌개용, 볶음밥용 등으로 손질 돼 나오고 보관 기간도 길어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과일도 냉동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마트 냉동 과일 매출은 지난 1년 간 3.2% 늘었는데 지난달 이후 신장률은 23.1%로 더 높았다.

    지난달 이후 이마트에서 생망고 매출은 30.6% 감소했지만, 냉동 망고는 30.7% 증가했다. 블루베리도 생블루베리는 매출이 23.5% 줄어든 반면 냉동은 36.7% 더 잘 팔렸다.

    돼지고기도 가격이 오르면서 냉동 삼겹살로 향하는 손길이 많아졌다. 지난 1년 간 이마트에서 냉동 돼지고기 매출은 42.4% 늘었지만 전체 돼지고기 매출은 3.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돼지고기(1등급) 도매가격은 kg당 4천828원으로 1년 전보다 10.6% 비쌌다. 지난 2월 이마트가 최저가 상품으로 내놓은 냉동 대패삼겹살은 20만팩이나 팔리기도 했다. 이마트는 냉동 삼겹살이 인기를 끌자 지난 13일부터는 냉동 불고기도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고물가 상황에 경제성을 고려한 소비가 늘면서 가격 경쟁력과 상품성을 갖춘 냉동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설탕 가격도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설탕은 식품첨가제에 주로 쓰이나 과자, 초콜릿, 빙과류 등을 만드는 업체에겐 완제품 가격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전체 밥상 물가를 견인할 수 있다. 

    지난 14일 인베스팅닷컴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지시간)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설탕 5월 선물가격은 톤(t)당 690.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11일에는 t당 702.5달러를 찍으며 2011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700달러 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설탕값은 2020년 전후로 시작된 이상기후가 공급 불안정을 일으키면서 오르기 시작했다. 최대 수출국인 브라질을 포함한 남아메리카 일대가 심한 가뭄에 시달리면서 작황이 악화된 것이 주요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주요 수출국인 인도의 수출량 조절과 높은 유가 등도 설탕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