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드레스덴서 '스마트 파워 팹' 착공식2026년부터 전기차·재생에너지용 반도체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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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최대 반도체기업 인피니언이 자국에 50억유로(7조3000억원)를 투입해 반도체 제조공장을 세운다. 반도체 시장이 아시아와 미국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는 가운데 유럽의 추격이 본격화됐다는 전망이 나온다.

    2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인피니언은 독일 드레스덴에서 신규 반도체공장인 '스마트 파워 팹' 착공식을 열었다. 이 공장은 인피니언이 드레스덴에 짓는 네 번째 반도체 공장으로, 역대 최대규모의 공장이다.

    이 공장에서는 오는 2026년부터 전기차를 움직이고, 재생에너지 생산을 개선하는 반도체가 생산된다. 이에 1000개의 일자리가 추가로 생겨날 전망이다.

    이 공장에는 EU 반도체법을 통해 10억유로(약 1조4700억원)가 지원될 예정이다. EU는 지난달 18일 아시아와 미국 반도체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역내 반도체산업 육성에 430억유로(63조4000억원)를 지원하는 반도체법 시행에 합의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금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반도체 시설은 유럽에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라며 반도체법 도입의 시급성을 강조한 바 있다.

    반도체법은 EU가 생산 역량을 단기간에 확대해 오는 2030년까지 EU의 전세계 반도체 생산 시장 점유율을 기존 9%에서 20%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글로벌 반도체 대란 이후 주요 국가들의 '반도체 자국주의'가 심화되면서 EU도 미국과 아시아 국가들을 따라잡기 위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 것이다.

    앞서 미국은 반도체 기업의 미국 내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반도체 생산 보조금(390억달러)과 연구개발(R&D) 지원금(132억달러) 등 5년간 총 527억달러(약 69조5000억원)를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반도체지원법을 시행하고 있다.

    요헨 하네벡 인피니언 이사회 의장은 "새 공장은 전세계에서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공장이 될 것"이라며 "전 세계 반도체 수요는 재생에너지와 전산센터, 전기모빌리티 등에 대한 높은 수요 덕택에 지속적으로 강력하게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유럽내 반도체 대량생산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면서 "반도체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마이크로반도체에 대한 수요는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반도체는 모든 전반적인 전환 기술의 토대"라면서 "기후 중립 경제로의 전환은 향후 수년간 핵심 과제로, 우리는 아주 많은 반도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의 반도체 3개 중 1개는 드레스덴에서 생산된다"면서 "이곳은 독일의 미래"라고 덧붙였다.